한국수자원공사(K water)는 국내에서 '열린 채용'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꼽을 만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공공 부문에서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수자원공사는 이미 2014년부터 이 방식으로 직원을 뽑고 있다.

키·몸무게 등 신체 정보, 가족 관계, 출신지 등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불필요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으며, 면접전형 단계에서는 입사 지원자의 이름·출신 학교·영어 성적 등 개인을 특정할 수 있거나 직무 능력 검증에 불필요한 정보를 철저히 배제한다.

지난해 열린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에서 한국수자원공사 부스를 방문한 취업 준비생들이 인사 담당자와 상담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1967년 창립한 국내 유일 물 전문 기업이다. 공기업으로서 상수도 시설의 건설·관리는 물론 산업단지·특수지역 개발,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설치·운영 관리까지를 모두 책임지고 있다. 전체 임직원은 5200여명, 직원 평균 연봉은 작년 기준 7500여만원(성과급 포함) 수준이다.

수자원공사의 기본 채용 시스템은 다른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을 둔 직무 능력 중심이다. 토익(TOEIC) 700점 이상이면 학력이나 자격증 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필기시험을 볼 수 있게 했다. 채용 과정은 역량 중심 입사 지원서, 직무 능력 중심 필기전형, 직업성격 검사, 직무 능력 PT(프레젠테이션) 면접, 역량 면접 순서다.

2013년부터 채용 인원의 최소 40%를 비수도권 대학 출신으로 뽑는 '지역 인재 채용 목표제'를 운영 중이다. 1차 필기전형 단계에서 비수도권 대학 출신 합격자 비중이 목표 비율(40%)에 미달하는 경우 목표 비율까지 지역 인재를 추가 합격시키는 방식이다. 사업장이 전국에 걸쳐 분포한 회사 특성상, 권역별 채용을 시행한다. 전국을 한강 권역, 금강·영산강·섬진강 권역, 낙동강 권역 등 3개 권역으로 나눠서 지역 인재를 뽑는다.

여성 우대도 있다. 2004년부터 자체적으로 '여성 채용 목표제'를 운영, 매년 꾸준히 25% 안팎의 여성 신입 사원을 뽑는다. 지역 인재와 마찬가지로 1차 필기전형 단계에서 30%에 미달하면, 목표 비율까지 여성을 추가 합격시킨다.

2002년부터 고등학교 졸업(예정) 대상자로 한정한 제한 공채도 시행 중이다. 또한 국가유공자 가족, 장애인, 취약 계층 등에는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입사 문호를 넓혀준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채용 제도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직무 능력 중심의 열린 채용을 강화하고,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해 공공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