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지난달부터 세종시에선 로켓배송을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일배송을 보장하는 로켓배송은 쿠팡의 직원인 쿠팡맨이 직접 배송하는 서비스다. 위메프, 티켓몬스터 등 경쟁사들도 익일(다음날)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지만, 로켓배송은 100% 보증하는 식이라 인기가 높다. 쿠팡은 쿠팡맨 임금 미지급 이슈가 터져 사내외 분위기가 흉흉했던 올 상반기에도 월 매출 4000억원대를 처음 기록하는 등 성장하고 있다.

쿠팡이 로켓배송 서비스 지역을 축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쿠팡이 로켓배송 지역을 줄이기 위한 작업에 나선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쿠팡은 “전반적으로 로켓배송 서비스 지역을 늘려나가고 있다”면서 “축소한다는 것은 억측이며, 효율화 차원에서 세종시를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조선DB

◆ 인구 쑥쑥 느는 세종시…지역 커뮤니티는 “왜 뺐나” 성토

11일 세종시에 거주하는 한 관계자는 “쿠팡에서 주문한 물건이 다음날 오지 않았길래 인터넷에서 구입 제품에 대한 설명을 다시 살펴봤더니 ‘로켓배송’이 아닌 ‘로켓’이란 표시가 돼 있었다”면서 “같은 값을 치렀음에도 늦게 와 왠지 모르게 억울했다”고 말했다.

세종맘 카페 등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쿠팡을 성토하는 분위기다. 세종시는 거주자 평균 연령이 36.8세(행자부 발표)일 정도로 젊은 도시라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에서 생필품을 사는 가구가 많은데 공지 없이 세종시 서비스를 제외했다는 것이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공무원 A씨는 “얼마 전에도 기저귀가 늦게 온다며 아내가 화를 내더라”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로켓배송의 세종시 제외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구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신도시이기 때문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이곳의 인구는 6월 말 기준 26만7000여명으로 전년 말 대비 2만여명 증가했다. 올해 안으로 28만~29만명이 거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세종고속도로, KTX 세종역 신설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세종시는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은데 뺀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업계에선 쿠팡맨 고용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경쟁사 관계자는 “세종시는 기획형 신도시라 채용을 하려면 인근 도시에서 사람을 뽑아와야 한다”면서 “기본적으로 채용이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부세종청사를 중심으로 한 세종특별자치시의 전경.

◆ 서비스 지대 넓히는 경쟁사들…쿠팡 “우리도 전반적으로 확대 중”

쿠팡의 경쟁사들은 대체로 서비스 지역을 넓히는 분위기다. 위메프는 지난해 12월 전국 익일배송 서비스인 ‘원더배송’을 도입했다. 다만 익일 도착을 100%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익일배송률은 이달 현재 약 95.5%를 기록 중이다.

티켓몬스터는 11일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슈퍼마트’의 배송 지역을 서울 전 지역과 부천, 광명, 하남까지 넓혔다고 밝혔다. 슈퍼마트도 대부분 익일 배송이다. 당일 오전 10시 이전 주문 시 당일 배송한다.

11번가는 생수 익일 배송 서비스인 ‘나우 워터’와 분유 익일 배송 서비스인 ‘나우 오더’를 제공하고 있다. G마켓, 옥션을 서비스하는 이베이코리아도 ‘스마트배송관’을 운영 중이다.

로켓배송 서비스 지역은 서울과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전주, 청주 등 대도시와 경기 전 지역, 경북(경산, 구미, 김천, 영천), 경남(김해, 양산, 창원), 충남(계룡, 금산), 전남(나주 빛가람동)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