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경기는 여전히 미지근하지만, 기획재정부는 문재인 정부 2년 차인 내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2만달러를 넘은 이후 12년 만에 3만달러 문턱을 넘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1인당 GDP는 2만7500달러(한국은행)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6일 "경제 위기만 없다면 내년에 충분히 3만달러 돌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1인당 GDP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실질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인구 증가율, 환율 등이다. 실질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더하면 경상 성장률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와 내년 경상 성장률을 각각 4.6%와 4.5%로 전망했다. 인구 증가와 환율에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1인당 GDP는 내년에 3만달러를 약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3만달러를 넘으면 세계 27위까지 내다볼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세계 29위였는데, 이는 30위인 스페인(2만7012달러)보다 높고 27위인 이탈리아(3만294달러)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다른 나라의 1인당 GDP가 바뀌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내년에 이탈리아를 제치고 27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3만달러 달성이 쉽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정부는 올해와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하고 경상 성장률을 잡았다. 하지만 2%대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한국 경제가 3%대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로 2012년 이후엔 2014년(3.3%)을 제외하고 모두 2%대 성장에 그쳤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1인당 GDP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율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현재 가계 부채나 북한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해 1인당 GDP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