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고령화에도 주택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령자 주택 수요가 그리 감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은퇴 이후 주택을 매각하지 않고, 오히려 계속 보유하거나 추가 매입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아파트의 경우 처분, 임대 등이 용이해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인구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당 주거면적이 현 수준(68.4㎡·20.7평)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2016~2025년 기간 동안 연간 27만7000호씩 주택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각 가구의 연령, 세대, 분석시점을 모두 고려한 APC(Age-Period-Cohort) 모형을 사용해 주택 수요를 추정했다. 그 결과 주택 수요는 2015년 100에서 2035년 112.8로 12.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평균 주거 면적을 기반으로 호수로 환산하면 27만7000호다. 다만 연 평균 증가율은 2015~2020년 연 1.7%에서 계속 감소해 2030~2035년엔 연 0.8%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화에도 주택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장노년층의 수요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1955~1964년생(53~62세)를 100으로 놓고 상대 주택 수요를 분석했는데, 그보다 이전 세대는 모두 100 이상이었다. 이후 세대는 소폭 감소하다가 1985~1994년생(23~32세)에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노령층은 60세 전후인 정년 이후 주택을 즉각적으로 처분하지 않고, 재취업이나 창업 등을 통해 자가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질 은퇴연령인 70세 이후 주택을 매각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40세 미만 청년 가구의 주택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신규 주택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2016년에 70세 이상 고령 가구의 주택 매도는 늘었지만, 40세 이하 청년 가구의 매수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인구고령화가 지금보다 더 진전되면 주택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여타 주택 유형보다 매매 및 임대가 용이한 데다 환금성이 높아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령자들이 은퇴 이후 생활비 마련, 부채 상환을 위해 주택자산 유동화에 나서게 되는 데, 아파트가 자산 유동화가 쉽다는 강점이 더욱 부각 되면서 수요가 전반적으로 늘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주택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지방이나 노후 주택이 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재건축 및 리모델링이 어려운 노후 아파트의 빈집 전환도 늘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