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필라이트'와 롯데주류 ‘피츠' 등 신제품 맥주가 대체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두 제품의 생산량이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라 여름철 본게임이 예고되고 있다.

2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과 6월 각각 맥주 신제품을 출시한 하이트진로(000080)와 롯데주류가 2분기(4~6월)에 이른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겪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23일 발포주 필라이트를 내놨고 롯데주류는 6월 1일 라거 맥주 피츠를 출시했다.

맥아 비율이 10% 이하인 발포주 필라이트는 기존 맥주보다 40~60% 싼 가격을 앞세워 ‘혼술족’ 시장을 노리는 제품이고, 피츠는 카스·하이트가 장악한 폭탄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출시됐다. 양사는 “기존에 없었던 제품군이라 카니발리제이션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사 모두 다음달부터 신제품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필라이트(좌), 피츠(우) 광고 속 한 장면

◆ 롯데주류·하이트, 2분기 맥주 실적 기대치는 ‘충족’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주류부문의 2분기(4~6월) 맥주 매출은 300억원으로 전년대비 25%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6월 한 달 판매된 피츠 매출이 60억원, 4~6월 클라우드 매출이 240억원가량이다. 클라우드 매출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단 피츠로 인해 클라우드가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면서 “피츠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폭발적이진 않지만 매출은 회사 기대에 부합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의 2분기 맥주 매출은 전년대비 4~5%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겉으로 봤을 때는 카니발리제이션이 있었거나, 혹은 경쟁사(롯데주류)의 공세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은 모양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 맥주 매출 감소는 업소용 위주인 ‘하이트 엑스트라콜드’ 리뉴얼로 인한 재고 조정 때문이라는 게 증권가와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맥주 매출 감소는 엑스트라콜드 리뉴얼로 인해 하이트 기존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출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기존 맥스, 하이트 제품의 가정용 점유율은 필라이트 출시에도 불구하고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뉴얼로 인한 하이트진로 2분기 매출 감소는 이미 예상됐던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현재는 국산맥주가 잘 팔리는 국면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4일 홈플러스는 4월 42%까지 떨어졌던 국산맥주 점유율이 7월 21일 기준 55%까지 올라섰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강서·달서·해운대 맥주 등 홈플러스가 밀고 있는 지역 수제맥주 매출 증대로 인한 영향이라고 설명했지만, 주류 3사(오비, 하이트, 롯데)의 맥주 매출도 같은 기간 1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 내달 생산량 확대…최대 성수기 맞아 격전 예고

본게임은 8월부터다. 롯데주류는 다음달에 충주시 맥주 제2공장에서 피츠를 생산할 계획이다. 당초 제2공장은 이달부터 가동될 예정이었으나 국세청의 주류 제조 면허 발급이 늦어져 다음달로 연기됐다. 제2공장은 연 생산량이 20만kl로 1공장 생산량의 2배에 달한다.

오비맥주는 여름을 맞아 이동형 체험공간 ‘프레시 스테이션’을 운영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도 다음달부터 필라이트 생산량을 월 10만~30만상자(1상자 = 355ml 24캔)에서 80만상자로 대폭 늘린다.

두 회사가 맥주 최대 성수기인 8월을 맞아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맥주 3사는 여름철을 맞아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1위 업체인 오비맥주는 지난 19일 ‘2017 대구 치맥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부산 락 페스티벌 등 전국 지역 행사를 후원할 계획이고, 롯데주류는 강원도 알펜시아와 삼척, 양양, 부산 해운대 등에 클라우드 해변 등을 꾸릴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21일 충남 보령머드축제 후원을 시작으로 28일부터 해운대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 페스티벌, 홍천 별빛음악맥주축제, 전주 가맥축제 등을 후원한다. 각 지역 영업사원들은 휴가를 미루고 도매상, 식당 등을 공략하고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4~6월 좋았던 것은 소비자들이 호기심을 느껴 마신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8월 성적표가 중요하다 보니 각사가 사활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