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젊고 빠른 조직으로 변화하려는 시중은행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젊은 행원으로만 꾸려진 조직을 운영해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반응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위계적이고 딱딱한 조직 문화를 수평적이고 유연하게 하려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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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은 지난 19일 젊은 은행원들로 구성된 22명의 '디지털 스타즈(DIGITAL STARS)'를 선발했다. 디지털스타즈는 디지털 금융 혁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안하고 영업본부 내 디지털 금융 혁신 문화를 전파하는 일 등의 활동을 맡을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국내외 금융사의 미래형인재 육성 사례를 연구하고 벤치마킹해 디지털 금융 혁신 문화를 행내 효과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힘 쓸 계획이다.

NH농협은행 역시 올해 1월부터 'NH패스파인더(Path finder)'를 조직해 운영 중이다. 패스파인더란 미지의 길(path)을 학습·탐사하는 모임으로 핀테크사업부 소속 과장급 미만 직원들로만 구성돼있다.

이들은 매달 자율적으로 주제를 선정해 학습하고 정보기술(IT), 핀테크 등 관련 분야 기업체 및 기관 견학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금융과 IT(정보기술) 융합 컨퍼런스 참석 및 TED 강연도 공동으로 시청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업무를 맡고 있다.

핀테크사업부 내에서 패스파인더를 운영 중이라면 전사적으로는 '스마트리더' 시스템을 갖췄다. 지난 3월 선발된 111명의 스마트리더들은 기존 업무 외에 e금융 제도·서비스에 대한 의견 제시와 마케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업무 등을 함께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스마트리더 구성원을 매년 새로 뽑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도 '애자일(Agile) 스쿼드'를 꾸려 운영 중이다. 애자일 스쿼드는 국민은행이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조직으로, 은행 업무 전반을 이해하고 있는 과장급 팀장 1명과 어린 연차의 행원 여러명으로 꾸려졌다.

애자일 스쿼드는 고객 입장에서 기존 어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해보고 불편한 점을 업데이트 하거나, 고객이 필요로 하는 앱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모바일뱅킹 앱 'KB스타뱅킹'의 업데이트나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리브똑똑' 앱 개발 모두 애자일 스쿼드 작품이다.

아울러 신한은행도 하반기 조직 개편을 통해 디지털그룹을 신설한 뒤 젊은 행원들도 많이 뽑고, 호칭과 직급 체계 등을 단순화하는 조직 문화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행원급 직원 40여명으로 구성된 이노싱크를 운영 중이다. 이노싱크에 소속된 젊은 행원들은 조직혁신 운동과 경영전략 전파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은행 내 젊은 행원들의 반응은 뜨겁다. 시중은행의 한 직원은 “앞으로 은행에 오래 다녀야 할 직원으로서 조직 문화 개선이나 모바일 앱 개선 등 조직의 주요 업무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며 “조직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부담감도 크지만, 그만큼 조직에 대한 애정도나 책임감 역시 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