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서초점이 27일 개장한다. 롯데마트가 서초구·강남구 등 강남권에 점포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강남권에 첫 점포를 내는 것이기 때문에 상품 구성부터 여러모로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서초점은 강남권 대형마트 터줏대감인 킴스클럽 강남점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점포간 거리는 3km에 불과하다.

롯데마트 서초점은 최근 개장한 양평점처럼 한개층(지하 1층)을 휴식공간 ‘어반 포레스트(어반 4레스트)’로 꾸몄다. 어반 포레스트는 자연과 함께 하는 건강한 휴식 공간이라는 개념의 쉼터다. 접근성이 가장 좋은 층을 아예 비워두는 구조라 양평점 개장 당시에도 유통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아모레퍼시픽에서 21년간 근무한 서현선 상무가 롯데마트에 합류한 뒤 내놓은 작품이다.

서초점의 경우 와이파이, 휴대폰 충전기를 구비하는 등 고객들이 장시간 머무를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백화점, 마트는 휴식 공간이 없어야 장사가 잘된다”는 선입견을 깨뜨리겠다는 것이 롯데마트 측의 전략이다.

롯데마트 서초점 지하 1층에 마련된 휴게 공간 ‘어반 포레스트’ 이미지 컷

◆ 도심 속 휴식공간 ‘어반 포레스트’ 서초점에도 도입…프리미엄 점포로 선보여

롯데마트 서초점은 최근 입주가 시작된 서초구 오피스빌딩 마제스타시티 지하 1, 2층에 입점한다. 9900m2(약 3000평) 규모로, 지하 1층은 어반 포레스트 외에 패션 및 화장품, 애완 및 완구 코너, 무인양품이 들어선다. 또 폴바셋 등 커피숍, 쌀국수집 리 사이공 등 10개 식당이 입점한다.

지하 2층은 신선식품, 즉석조리 및 반찬, 일상용품, 홈퍼니싱, 베이커리 등으로 구성된다.

롯데마트는 서초점을 프리미엄화했다고 밝혔다. 일례로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38호인 유정임 명인이 만든 포기김치를 판매한다. 한우도 특허를 획득한 건조숙성 방식을 적용해 글루탐산 함유량이 미숙성 한우 대비 144배 많아 감칠맛이 배어나는 고급 상품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유럽식 치즈 전문숍 쁘띠 유로구르메, 프랑스 디저트 및 베이커리 브랜드 띠리에( Thiriet)가 입점한다. 주류 부문에선 프랑스 샹파뉴, 보르도 생줄리엔 지방의 그랑크뤼와인인 떼땅저 리저브 브뤼, 샤또딸보14를 판매한다. 또 트라피스트 수도회에서 검증하는 정통맥주 트라피스트맥주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두피관리를 위한 탈모케어존, 메디컬 코스메틱 브랜드 메디큐브, 반려동물 상품을 구비한 펫가든 등이 들어선다.

◆ 강남권 수요 독점해온 킴스클럽 강남점…경쟁 격화될 듯

킴스클럽 강남점(출발 위치)과 롯데마트 서초점(도착 위치)은 약 2.8km 떨어져 있다. 인근 지역에 아파트 단지가 많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권에선 1995년 개장한 7750m2(2345평) 규모의 킴스클럽 강남점이 대형마트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반포, 잠원, 방배 등 서초권은 물론 강남구 역삼동, 신사동, 논현동 거주자도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킴스클럽이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강남권에 임대료 부담 등으로 인해 대형마트가 드물기 때문이다. 체인스토어협회 한 관계자는 “강남권 거주자는 성수동의 이마트, 관악구 남현동의 홈플러스 등 인근 지역으로 원정을 가거나 킴스클럽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강남점 실적을 따로 밝히진 않지만, 강남점의 매출과 이익이 전체 36개 킴스클럽 매장 중 독보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킴스클럽 매출은 1조원가량이다.

이랜드가 재무 위기에 빠져 2015~2016년 킴스클럽 매각을 타진할 땐 강남점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유통업계 핫이슈로 떠오를 정도였다. 매각이 진행될 당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킴스클럽 강남점을 찾아 SNS에 “염탐 중”이라고 글을 올린 적도 있다. 당시 이랜드는 고민 끝에 매각 대상에 강남점을 넣긴 하되 부동산은 제외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매각 계획 자체를 철회했다.

롯데마트 서초점이 킴스클럽 강남점과 불과 3km 떨어져 있기 때문에 두 점포 간 경쟁은 불가피하다.

이랜드 한 관계자는 “킴스클럽 강남점은 해외 30여 개국 200여개업체와 신선식품 및 주류 수입 계약을 체결해 운영하는 프리미엄 점포”라며 “장점을 더 강화해 강남권에서 우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