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와 밴(VAN·부가통신사업자)사가 삼성페이 결제 수수료 지급을 놓고 지루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에 카드 정보를 입력해 놓은 뒤 휴대폰을 포스 단말기에 갖다 대 결제가 이뤄지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결제 전 지문으로 본인 인증을 하므로 허위 매출 등이 발생할 확률이 낮아, 전표 수거를 하는 밴사의 역할이 줄어든다.

현대카드는 삼성페이가 전표 수거 절차를 거치지 않는만큼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밴사는 전표를 수거하지 않더라도 가맹점 관리 등 각종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핀테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카드사와 밴사간 갈등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12개 밴 사업자 연합인 한국신용카드밴협회는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앞으로 ‘삼성페이 DESC(전자서명서비스) 전표 수거료 지불 요청의 건’이란 공문을 지난 18일 발송했다.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밴협회는 공문에서 “협회 회원사에 그동안 일방적으로 지급하지 않았던 삼성페이 거래 전표 수거 수수료를 전액 지급해 달라”면서 “다른 카드사들은 가맹점 관리에 대한 수수료를 모두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밴사는 결제 단말기 관리·설치 업무 외에도 허위 매출이나 불법 카드 결제 여부 확인을 위한 매출 전표 수거 업무를 대행하고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현대카드는 삼성페이가 지문 본인 인증 절차가 있어 사고 발생률이 낮다는 이유로 2015년 10월 이후 21개월간 밴사에 전표 수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전표를 수거하지 않는데, 수거료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기는 어렵다”며 “밴사의 매출 보전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다른 명분으로 수수료를 주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반면 밴사들은 매달 현대카드에 삼성페이 전표 수거료를 청구하며 갈등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박성원 밴협회 사무국장은 “전표 수거 관련 비용은 가맹점모집인(밴대리점)의 가맹점 관리 등 각종 서비스 제공에 대한 대가”라며 “현재 미지급 금액이 업체별로 100만~500만원 정도지만, 향후 LG페이 등 비슷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나오면 미지급 금액이 불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