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은 중소·중견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다품종 소량 생산시대에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중견기업의 성장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유병규 산업연구원 원장은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 중견기업 혁신 국제 컨퍼런스’에서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중견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병규 산업연구원 원장이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 중견기업 혁신 국제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 원장은 기조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을 소개하며 국내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선 개방형 R&D와 M&A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유병규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 기업을 소개하며 한국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유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대표 기업인 페이스북과 에어비앤비는 삼성전자와 힐튼호텔보다 더 가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마존·구글·애플 이른바 ‘빅3’기업은 4차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신사업모델을 구축하며 세계 경제를 제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도 ‘BAT'라고 불리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포춘지가 2016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창업기업)‘이 전세계에 174개였다. 이 중 중국 기업이 35개였다. 반면, 한국 기업은 단 두 개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해외 선진국은 빠른 기술변화에 발맞춰 성장할 수 있는 중견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독일의 높은 경제 성장 비결은 ‘히든챔피언’에 있다. 미국도 경기침체가 극심했던 2009년~2010년, 중견기업이 경제 기반을 지탱해줬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17 중견기업 혁신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컨퍼런스 참석자가 유병규 원장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유 원장은 이어 해외의 중견기업 정책을 소개했다. 그는 “대만은 2012년 중견기업 활성화 추진 계획을 마련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3년간 1000억대만달러(한화 3조7000억원)를 투입했다”며 “프랑스는 2008년 경제현대화법을 제정해 중견기업의 자금·세제를 지원하고 있다. 2015년엔 이 법을 재정비해 지원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2010년 이후 중견기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중견기업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면서도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는 등 중견기업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 원장은 중견기업이 처한 첫 번째 위기로 ‘피터팬 증후군’을 꼽았다. “대기업-중소기업의 이분법적인 정책으로 중소기업으로 회귀하려는 중견기업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가도록 하는 유인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견기업의 혁신능력 부재를 꼬집었다. 유 원장은 “국내 중견기업은 혁신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2013년 기준, 독일의 히든챔피언 기업이 1300개를 넘어선 반면, 한국의 히든챔피언 기업은 63개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유병규 산업연구원 원장이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 중견기업 혁신 국제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 원장은 기조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을 소개하며 국내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선 개방형 R&D와 M&A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산업생태계의 불균형성도 문제로 지목됐다. 유 원장은 “중견기업이 4차 산업혁명을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 지원이 필요하다”며 “M&A, 스마트공장화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중견기업의 사회적 책임 육성 독려하는 사회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아직 법률체계를 보면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가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된다”며 “중견기업에 이제 막 진입한 초기 기업이 적응하기 위해 기존의 지원 정책을 급작스럽게 줄이지 않는 등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개방형 R&D 정책과 M&A 시장 확대를 주문했다. 유 원장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테슬라, 구글, 애플은 개방형 R&D를 통해 자기 혁신에 나서고 있다”며 “기술 확보를 위한 M&A도 적극적이다. 우리나라도 M&A가 활설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