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지하철에서 최대 550명이 스트리밍 방식으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와이파이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서울 지하철 8호선에서 ‘모바일 핫스팟 네트워크(MHN)’ 기술을 활용해 최대 1.25G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MHN은 광대역 주파수를 활용해 고속으로 이동하는 환경에서 Gbps급 데이터 전송 서비스가 가능한 기술이다.

기존 지하철에서 사용되는 와이파이는 접속 용량이 낮고 대역폭에 한계가 있어 접속이 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접속돼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하기 어렵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MHN 기반의 초고속 와이파이 기술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MHN 기술로 데이터 데이터 전송을 할 경우 지하철 탑승객 550명이 동시에 스트리밍 동영상 시청이 가능하다”며 “기존 와이파이로 스트리밍 동영상 시청할 수 있는 인원은 20명 안팎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서울지하철 8호선에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MHN 기반 와이파이 속도를 측정하는 모습. 최대 속도가 표시되고 있다.

실제로 연구진은 지하철 기관실에 MHN 송수신 단말기를 설치하고 와이파이 공유기를 연결, 스마트폰과의 데이터 통신 품질을 측정했다. 다수의 테스트 참가자들이 실제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 측정 앱을 이용해 동시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제 지하철에 탑승한 사람들이 서비스 성능을 직접 측정하도록 한 것이다.

테스트 결과 개인당 최대 데이터 수신 속도를 비교해 보니 와이브로 및 LTE 기반 무선통신의 경우 최대 12Mbps이 데이터 속도가 나왔지만 MHN의 경우 스마트폰 기종에 따라 최대 260~360M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가능했다.

ETRI는 “공공 와이파이 확대 추세에 따라 향후 와이파이를 통한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와이파이 기술로는 한계가 있다”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고속 데이터 통신이 필요한 기술이 늘어남에 따라 보다 빠른 무선 데이터 통신 기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ETRI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5세대(5G) 후보기술 규격 평가문서에 MHN을 반영시켜 향후 5G 이동통신 국제표준 기술로 승인될 가능성도 높였다.

정현규 ETRI 5G기가서비스연구부문장은 “MHN 기술은 대역폭이 500MHz 초고주파 대역으로 상당히 넓다”며 “달리는 지하철이나 KTX 내에서도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처럼 쓰는 와이파이와 유사한 초고속 데이터 통신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지하철 시연은 기술이전 및 상용화를 준비중인 클레버로직이 ETRI와 공동으로 수행했다. 기술 공동 연구는 서울교통공사, SKT, KT, 세종텔레콤, 회명정보통신, 아트웨어, KMW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