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케이뱅크 인가 과정에서 KT에 특혜가 있었는지 검토하고 잘못된 점이 있다면 조치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최 후보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금융위원회 직원들이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결론을 내놓고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하진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금융위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케이뱅크 은행업 인가 관련 서류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분석한 결과 특혜 정황이 포착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케이뱅크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 우리은행은 재무건전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유권해석 등을 통해 인가를 받았다. 은행법과 은행업 감독규정 등에 따르면 신설 은행 주식의 4~10%를 보유한 최대주주는 은행법 시행령에 명시된 재무건전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2015년 9월 케이뱅크 예비인가 당시 우리은행은 위험자산대비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이 8% 이상이면서 업종 평균 이상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했다. 당시 가장 최근 분기말(2015년 6월 말) 우리은행 BIS비율은 14.0%로 8%는 넘겼으나, 업종 평균 14.08%에는 미치지 못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분기말 BIS비율이 아닌 최근 3년 평균 비율을 적용해 달라’고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금융위가 이를 수용했다. 당시 우리은행의 최근 3년 BIS비율은 15.0%로 국내은행 3년 비율(14.1%)보다 높았다.

김 의원은 “당시 우리은행은 금융위가 지시를 받고 유권해석을 요청했다”며 “최근 3년 기준 BIS비율을 인정한 금융위의 유권해석은 특혜를 주기 위한 억지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금융위가 지난해 4월 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BIS비율 업종 평균 이상’ 요건을 삭제한 것도 특혜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BIS 비율이 지난해 3월 13.55%까지 떨어져 본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선제적으로 규제를 없앴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케이뱅크의 사실상 주인이면서 박근혜 정부 인사가 근무했던 KT에 특혜를 부여한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전날 해명자료를 통해 “BIS비율 기준 시점을 언제로 해야 할지 명확한 규정이 없어 외부 자문과 금융위 의결을 거쳐 유권해석을 내렸다”며 “‘BIS비율 업종 평균 이상’ 요건을 삭제한 건 보험업 등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