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바닷물에서 영양분을 얻는 멍게를 흉내내 바닷물에서 금(金)을 얻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곳에서 유용한 물질은 회수하고 해로운 물질은 제거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포스텍 황동수 교수팀이 미국 화학학회 학술지 ‘ACS 응용재료 및 계면(Applied materials & interface)’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멍게는 바닷물을 걸러 영양분을 섭취하는 여과섭식 동물이다. 혈액 속의 ‘튜니크롬(Tunichrome)’이라는 물질이 바닷물에서 각종 금속 물질을 회수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튜니크롬은 혈액에 극미량만 담겨있는데다 쉽게 산화하는 성질이 있어 추출해 쓰기는 어렵다.

멍게의 생체기능 모사 원리

연구진은 튜니크롬과 비슷한 성질의 물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고, 새우 등 갑각류에 많은 천연 고분자인 ‘키틴’과 목재 산업 폐기물인 ‘갈산’을 화학적으로 결합해 신물질을 개발했다.

실험 결과 이 물질은 바닷물에 있는 금을 99% 회수하고 크롬은 99%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물질을 1g 투입했더니 금이 약 0.53g 회수됐고, 크롬은 0.15g이 제거됐다.

그동안 바닷물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데는 주로 청산가리나 수은, 아황산가스 같은 독성이 강한 물질이 사용됐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물질이 환경 친화적인 원료로 만들었고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연구진은 “앞으로 해양의 유용한 광물을 자원화하는 분야를 비롯해 산업 폐기물에서 희귀 금속을 뽑아내는 분야, 해양환경 복원 분야 등에 이 기술이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