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보고서를 통해 익명성을 보장하는 네트워크인 ‘다크넷(DarKNet)’이 부상하고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고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는 서서히 부상하는 다크넷이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페이스북 등 거대 인터넷 기업에 파괴적 위험(Disruptive Risk)을 가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영화 스노든에서 등장하는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

히스 테리(Heath Terry) 골드만삭스 인터넷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다크넷의 익명성을 이용해 인터넷 전반에 불법 활동자들이 늘면 인터넷에 대한 정부 규제가 많아져 구글과 페이스북 등이 간접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은행은 “개인 인터넷 이용자들이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다크넷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크넷 등 개인정보보호 도구들이 확산되면 인터넷 기업들은 인터넷 이용자의 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네트워크 공간은 두 가지로 나뉜다. 검색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은 클리어넷(ClearNet)으로, 검색으로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을 딥 넷(DeepNet)으로 부른다. 딥 넷은 익명성이 보장돼 개인 기밀을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크넷은 딥 넷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다크넷도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개인 대 개인(Peer-to-Peer)로 연결 주체끼리만 정보를 공유하는 형태와 ‘토르(Tor)’처럼 익명성을 완전히 보장하는 형태가 있다. 토르 프로젝트는 미국 해군 연구소(Office of Naval Research)에서 최초로 시작됐지만, 익명 활동자의 최대 공간으로 발전했다.

사실 다크넷은 익명성을 악용해 마약 유통이나 테러 등 각종 범죄에 이용돼 비판도 많이 받아왔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다크넷은 약 7000여개의 웹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 상당수가 총기와 마약 등 불법 콘텐츠를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개인정보 보호가 필요한 반체제 인사나 언론인의 네트워크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크넷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지난 3월 3일 ‘다크넷 내 범죄정보 수집·분석 기술’이 정보보호 연구개발 사업 개발과제로 확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제에는 내년 11월까지 12억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