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시장이 산업용 로봇 수요 증가로 2021년에는 규모가 26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인간 작업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인간을 업무를 도와주는 협동 로봇의 성장 전망도 밝다.

12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로봇 구매 시장은 지난해보다 17.9% 증가한 972억달러(약 110조원)다. 5년 후인 2021년에는 2307억달러(약 262조원)에 달하며, 연평균 22.8%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제조 산업 분야의 로봇 도입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조립 제조와 제조 공정 산업 로봇 지출은 각각 305억달러, 241억달러를 기록해 모든 로봇 구매 시장 중 약 60%를 차지한다. 조립 제조 산업 중 조립, 용접, 도색 작업에 전 세계 로봇의 4분의 1이 쓰이고 있다.

중국 메이디그룹이 인수한 독일 쿠카 로봇

징빙장(Jing Bing Zhang) IDC 로봇공학 연구 책임자는 “로봇 공항과 인공지능(AI), 기계학습의 융합은 산업과 상업,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앱)을 위한 차세대 지능형 로봇 개발을 이끌고 있다”며 “사용하기 편하고, 학습, 인지까지 가능한 혁신적인 로봇이 떠오르고 있으며, 그중 제조·자원 산업 분야에서 로봇을 많이 채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삼성전자, LG전자뿐만 아니라 아이폰 조립업체로 유명한 대만 폭스콘도 공장에 로봇을 적극적으로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실제 폭스콘은 지난 2015년 전체 공장 작업의 30%를 2020년까지 자동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자체 개발한 산업용 로봇인 ‘폭스봇’을 중국 공장에 4만대 넘게 배치하기도 했다. 올 1월에는 중국 공장의 거의 모든 인원을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미국 테슬라도 지난해 중국 메이디그룹이 인수한 독일 쿠카(KUKA)의 산업용 로봇을 공장에 사용한다. 일본 화낙(FANUC)은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50%를 점유하고 있으며 애플, 테슬라 등 세계 정보기술(IT) 기업에 산업용 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보다 가볍고 가격도 저렴한 협동 로봇도 산업용 로봇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코봇(cobot)’으로 불리는 협동 로봇은 별도 공간에 설치하는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한다. 한 대당 가격이 2000만~3000원만원 수준인 협동 로봇은 작고 설치가 쉽고, 학습능력이 빨라 산업 현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일본, 미국 등은 협동 로봇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한국 정부도 지난해 3월 협동 로봇을 산업 현장에 배치할 수 있게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했다. 올 3월 한화테크윈은 협동 로봇 HCR-5를 선보였다. 뉴로메카, 푸른기술 등 로봇 신생 업체도 협동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 화낙 로봇

존 산타게이트(John Santagate) IDC 공급망 연구 책임자는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서 로봇 수요가 많으며, 모바일 로봇이나 협동 로봇도 많아져 전통적인 산업 공정 과정 이외에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로봇 도입 시장을 살펴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515억달러를 차지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일본은 143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지만, 단일 국가임에도 이같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에 ‘로봇 강국’의 위엄이 나타난다. 이어 미국과 서유럽이 각각 136억달러, 101억달러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