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공개되는 애플 아이폰8(가칭)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처럼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이 탑재되지 않는다는 설(說)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경쟁은 내년이나 볼 수 있는 셈이다.

지난 상반기 애플이 아이폰8에 넣을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올 하반기 프리미엄 폰 대전에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이 주요 흥행 요소로 떠올랐다.

아이폰8 추정 이미지

앤디 하그리브즈(Andy Hargreaves) 키방크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를 포함한 여러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계속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애플이 아이폰8용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을 포기하거나, 개발에 매진하며 출시 날짜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앤디 하그리브즈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폰은 출시 시기와 맞추기 위해서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탑재를 포기할 수 있다”며 “애플이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을 탑재하려면 10월이나 11월 초에나 아이폰8 물량을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10주년 기념 스마트폰으로 출시하는 아이폰8에 전면 유기발광다이오트(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다고 알려져있다. 화면을 꽉 채운 전면 OLED 디스플레이를 위해서는 가상 홈버튼과 디스플레이 아래 내장돼 있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이 필요하다. 업계와 외신에서는 애플이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을 탑재하지 않는다면 후면에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하거나, 지문인식 대신 안면인식만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아이폰8 전면에는 3차원(3D) 안면인식 카메라 센서가 탑재된다고 알려져 있다. 애플은 지난 2월 이스라엘 인공지능 기반 안면인식 기술 스타트업 ‘리얼페이스(Realface)’를 인수한 바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아이폰에 지문인식을 이용하지 않고 안면인식 기술로 잠금해제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앤디 하그리브즈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에서 지문인식은 앱스토어 구매과정이나 애플페이(Apple Pay)에 이용되는데, 애플이 아이폰8 전면에 탑재하기로 한 안면인식 센서가 지문인식을 대체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만약 애플이 아이폰8 출시일을 미루지 않고,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센서를 포기한 제품을 내놓는다면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와 애플 간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에서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을 구경할 수 없게 된다. 애플은 어센텍(Authentec)을 인수했고, 삼성전자는 시냅틱스(Synaptics)와 협력해 지문인식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비보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시연 영상

삼성전자 갤럭시S8 시리즈는 전면 OLED 화면을 구성한 후 가상 홈버튼을 채택했지만,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센서를 개발하지 못해 스마트폰 후면에 지문인식 센서를 별도로 탑재했다. 이 때문에 잠금화면 해제나 삼성페이 등으로 사용자가 지문인식을 이용할 때, 지문인식 센서에 인접한 카메라에 지문이 희뿌옇게 묻기도 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8월 말 공개되는 갤럭시노트8에도 기술적 한계로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기술은 난이도가 높은 만큼 삼성전자와 애플뿐만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 업체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MWC 2017 상하이’에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 비보(VIVO)가 퀄컴과 함께 자사의 스마트폰에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을 탑재해 시연했다. 그러나 완성도는 떨어진다. 궈밍치 KGI 애널리스트는 “비보에 탑재된 퀄컴의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기술은 아직 속도와 정확성에 있어서 완벽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