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 IG’의 인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그랜저 IG’가 같은해 12월 이후 7개월 연속 1만대 판매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1개 차종이 7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팔린 것은 쏘나타 YF(2009년 10월~2010년 4월) 이후 8년 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판매 대수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현재 그랜저IG의 6월 판매대수가 1만대를 넘긴 것은 맞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그랜저IG가 과감한 디자인 변화를 통해 30~40대 패밀리 세단 수요까지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가격도 기본 모델을 300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해 준대형 세단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법인수요에 개인 고객까지 몰리면서 그랜저IG가 준중형세단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젊어진 디자인, 다양한 파워트레인 인기 요인

그랜저IG의 인기 요인은 젊어진 디자인이다. 묵직한 이미지의 기존 그랜저 시리즈는 50대 중장년층이 타는 차, 임원차라는 인식이 강했던 반면, 6세대 모델인 그랜저 IG는 패밀리세단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그랜저IG는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과 독창적인 헤드램프 등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더했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디젤, LPG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보유한 점도 강점이다. 특히 3월에 출시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5월에만 1845대 팔렸다. 올해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그랜저 최초로 2.0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 모델도 선보인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그랜저 IG는 출발부터 이미 돌풍을 예고한 바 있다. 첫 날 사전계약 건수가 1만5973대로 국내 사전계약 차종 중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2월에는 1만7247대가 팔리며 그랜저 HG가 2014년 12월 세운 그랜저의 월간 최대 판매량 1만2564대를 뛰어넘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준대형세단 시장에서 그랜저IG의 독주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랜저IG의 경쟁 차종인 한국GM 임팔라와 르노삼성 SM7이 모델 노후화 등으로 최근 저조한 판매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그랜저IG에 대항할 만한 국산 경쟁 차량이 없어 하반기 판매량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 그랜저IG 올해 판매목표 10만대 달성 무난

현대차는 지난해 그랜저 IG를 출시하며 2017년 판매 목표를 10만대로 제시했다.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5만7853대로 같은 기간 전체 국산 승용차 판매량의 10.9%를 차지했다. 준대형 세단 중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한 모델은 5세대 그랜저 HG가 유일하다. 2011년 판매량이 10만7584대를 기록하며 10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그랜저IG가 인기를 끌면서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도 반등했다. 국내 경기 침체와 노조 파업 여파로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지난해 10월 31.9%까지 떨어졌으나 그랜저IG의 판매 호조로 5월 기준 38.8%로 올랐다.

중형 세단 쏘나타 뉴 라이즈도 월 7000~8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고, 하반기 기대주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가 합세하면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자인은 물론 경쟁력 있는 가격을 책정한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며 "그랜저IG의 디자인과 성능을 감안할 때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