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의 성인 전용 등급(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을 강행할 예정인 가운데,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2 레볼루션의 이용 등급을 15세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에 현금 교환이 가능한 아이템 거래소를 운영하고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아이템 거래소의 환전 기능을 없앨 예정이다.

게임 전문가들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서로 다른 등급 전략으로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의 사업 모델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템의 현금 거래가 가능했던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특성을 모바일에도 그대로 재현, 충성도 높은 성인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넷마블게임즈는 폭넓은 사용자층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게임 내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구매할 아이템을 늘리고 해외 진출을 통해 매출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 리니지M, 환금성 포기 안해

출시 직후 평일 낮에도 사용자가 많이 접속해 있는 리니지M.

엔씨소프트(036570)는 청소년 이용 불가로 리니지M의 등급을 신청했다. 관련업계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 에서 사용되는 게임 화폐인 다이아몬드로 현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거래하는 시스템(거래소)을 게임 내에 만들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게임 내 환전 가능한 아이템 거래소를 만들면, 사행성 등을 이유로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을 받게 된다.

사실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19년간 이끌어 온 원동력이 아이템의 환전성이다. 아이템이 리니지의 게임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고 사용자 간 대결(PVP)과 공성전(성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의 유리한 고지에 서게 해줄 뿐만 아니라 현금(돈)도 된다. 이 때문에 아이템베이, 아이템매니아 등 대규모 아이템 중개 거래소가 생겨났고 많은 리니지 사용자들이 리니지의 화폐 단위인 ‘아덴’을 진짜 돈으로 거래했다. 1997년 나온 리니지는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며 지난해에도 37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흥미로운 것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에 자체 거래소를 만들어 아이템 중개 시장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는 PC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에서는 아이템 중개까지 직접 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의 아이템 거래까지 나서려는 것은 외부 사이트의 아이템 거래에서 오는 각종 분란을 최대한 줄이고 게임 내 화폐 시세를 조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레볼루션, 아이템 패키지와 해외 진출에 승부수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은 22일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15세 이용가 등급을 받았다. 리니지 레볼루션의 화폐 ‘그린다이아몬드’는 현금으로 구매할 수 없고 게임 플레이로 얻을 수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그린다이아몬드의 환전 가능성을 낮게 보고 15세 이용가 등급 판정을 내렸다.

넷마블게임즈의 이같은 전략은 리니지 레볼루션의 각종 아이템 패키지 판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게임 플레이만으로 얻는 그린다이아는 획득이 쉽지 않을 수 있어 사용자들이 각종 아이템 장비 패키지를 구매해 캐릭터를 성장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넷마블게임즈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뽑기형 아이템)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 뽑기 아이템은 돈을 주고 뽑기를 하면, 고급 아이템이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많은 돈을 쓰는 유료 결제 상위권 사용자를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확률형 아이템 전략을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리니지2 레볼루션은 고품질 그래픽과 콘텐츠를 바탕으로 최근 동남아시아 진출 후 양대마켓 매출 순위 상위권에 자리잡았다. 넷마블게임즈는 일본과 중국, 북미까지 공략해 시장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3분기 리니지2 레볼루션 일본 출시가 예정돼 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리니지M이 청소년 이용불가로 운영되면 아이템 중개 거래 사이트를 흡수하게 되는 것으로 오히려 게임사와 아이템 중개회사가 분리됐던 것보다 사기 등의 문제를 통제하기 쉬워질 것”이라며 “게임사가 책임감을 갖고 운영하면서 기존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는 한계를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