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한중일 3국협력사무국 언론 교류 세미나 개최
4차 산업혁명과 뉴스미디어...위기속 미디어 책무 본질 잃지 않아야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중일3국협력사무국은 23일 공동으로 4차 산업혁명과 뉴스미디어를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언론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등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 혁명 기술에 기댄 뉴미디어가 전통미디어를 위협하고 있지만 미디어로서의 책임은 변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중일3국 협력사무국(TCS)이 23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4차 산업혁명과 뉴스미디어-한중일 3국 사례 주제’ 세미나에서 슝청위(熊澄宇)칭화대 교수는 “모든 뉴미디어는 전통미디어의 기반위에서 생겨난다"며 “소통의 매개 역할을 하는 미디어의 책임은 뉴미디어도 같다"고 강조했다. “기술도 인간을 위한 기술이 돼야지 기술만 따라가면 안된다”는 게 슝 교수의 지적이다.

유홍식 중앙대 교수도 “기술 자체가 본질은 아니다"며 “언론사 뉴스를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가와 같은 본질에 집중하는 게 필요한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교수는 “미디어들이 생존을 위해 클릭수에 의존하면서 가짜 뉴스 같은 나쁜 뉴스와 좋은 뉴스를 구별하는 능력이 약화되고 이에 따라 가짜 뉴스의 공유가능성이 증가하고 뉴미디어의 (언론으로서의)책무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후지타니 다케시 아사히신문 콘텐츠전략디렉터도 “페이지뷰를 늘리려고 아무런 콘텐츠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며 “미디어로서의 신뢰 약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이 공동개최한 4차산업 혁명과 뉴스미디어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한 슝청위 칭화대교수, 후지타니 다케시 아사히신문 콘텐츠전략디렉터, 유홍식 칭화대 교수

3국 가운데 전통 종이신문의 영향력이 큰 일본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섭취하는 젊은 독자들의 영향으로 신문의 발행부수가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지타니 전략디렉터는 “아사히의 신문 발행부수는 4월 현재 624만 3218부로 2008년 이후 22.3% 줄었다"고 소개했다. 신문 발행부수가 가장 많은 요미우리도 같은 기간 881만 1732부로 12% 감소했다.

후지타니 전략디렉터가 공개한 NHK방송문화연구소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신문을 읽지 않는 연령층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의 경우 1995년만해도 70%에 달했던 열독률이 2005년 60%, 2015년 40% 밑으로 내려온 데 이어 2025년에는 2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하루 평균 이용시간으로 본 신문 열독률의 경우 10대는 0.2시간으로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3국 전문가들은 뉴미디어의 확산으로 개인으로 콘텐츠 생산자 범위가 확대되고 기존 전통미디어들은 외부플랫폼에 의존해야할지에 대한 딜레마를 갖게됐고 미디어의 융합이 추세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텐센트신문은 독자들과도 협력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고, 138년 역사의 아사히신문도 독자들의 트위터 내용을 디지털판에 실시간으로 소개하는 등 소셜리스팅팀을 운영하고 있다.

외부플랫폼에 대한 의존 여부도 진통 미디어에 숙제를 안기고 있다. 후지타니 전략디렉터는 야후재팬과 라인 같은 외부플랫폼을 통한 뉴스전달이 늘고 있다며 아사히신문디지털의 경우 외부플랫폼을 통한 트래픽이 14.6%로 가장 많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도 전통 미디어의 외부플랫폼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66개 주요 미디어가 ‘투웨이,원클라이언트’(two wei,one client service, 웨이신과 웨이보에 계정을 만들고, 자체 플랫폼 운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슝청위 교수는 전했다. 특히 중국의 110개 주요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와 웨이신(중국판 카카오톡, 텐센트)에 계정을 만든 비율은 각각 96%와 95%에 달했다.

자체 플랫폼을 운용하는 비율은 60%에 그쳐 외부플랫폼 의존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후지타니 전략디렉터는 그러나 일본에서 야후재팬등에 제공하는 콘텐츠 가격이 낮아 신흥 외부플랫폼에 의존할 지 여부가 전통 미디어의 딜레마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중일 모두 VR(가상현실)동영상을 시도하는 등 미디어 융합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텐센트신문의 경우 자체적으로 드론을 구매해 다양한 동영상을 만들고 있고, 신화통신도 작년 8월 올미디어 플랫폼을 가동하면서 VR채널과 드론채널을 만들었다.

후지타니 전략 디렉터는 “동영상 촬영과 프로그래밍 디자인 등이 중시되면서 새로운 기자와 편집자의 모습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홍식 교수는 그러나 “VR 동영상 보도가 독자들에게 뉴스현장에 있는 느낌을 제공하는 새로운 뉴스 전달방식이 될 수 있지만 뉴스를 게임화하는 것에 대한 논란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도 AI 알고리즘을 통한 로봇의 기사작성과 기사추천 개인 맞춤형 뉴스 등 미디어 컨버전스도 일어나고 있다고 슝청위 교수는 전했다. 중국의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는 AI로 급성장한 대표적인 인터넷 미디어다. 유홍식 교수도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AI를 통한 추천과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전통 언론사들도 협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내부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병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미국과 유럽의 뉴미디어 사례 연구와 논의는 많았지만 중국과 일본의 사례 연구는 많지 않아 이번에 TCS와 공동으로 세미나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