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프랜차이즈는 80~90%가 요식업일 정도로 한쪽에 편중돼 있어요. 저는 단기간에 인기를 얻거나 계절을 타는 먹거리 프랜차이즈가 아닌 비(非)요식업 분야 창업을 고려 중입니다.”

8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만난 김인호(56) 더뉴카매트 대표는 “현재 자동차용 카매트 사업을 하고 있는데 다른 사업도 시작해보고 싶어 시장분석 차 박람회장을 찾았다”고 했다.

8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제15회 서울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가 열렸다.

김 대표는 “오늘 보니 생활용품, 가상현실(VR) 관련 사업 등 다양한 아이템이 눈에 띈다”며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요식업 외의 아이템으로 더욱 다양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SETEC에선 150여개 브랜드의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참가하는 ‘제15회 서울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가 열렸다. 이번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다양한 ‘비(非)요식업’ 프랜차이즈, ‘2030 참관객’, 각종 혜택을 바탕으로 한 ‘소자본 창업’ 등이다. 박람회는 오는 10일까지 계속된다.

◆ VR 기술 활용 ‘웨딩촬영’ 이목 끌어…체험 가능한 곳에 인파 북적

박람회장에선 일회용품 광고, 다이어트 센터, VR 웨딩촬영, 여성 전용 피트니스 등 참신하면서도 새로운 사업 아이템들이 눈에 띄었다.

여성 전용 피트니스 센터 프랜차이즈 ‘커브스’의 김현승 과장은 “커브스는 여성에게 최적화된 기구를 통해 근력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여성 전용 피트니스 센터”라며 “현재 서울과 경기, 제주에서 367개 가맹점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람회장에선 일회용품 광고, 다이어트 센터, VR 웨딩촬영, 여성전용 피트니스 등 참신하면서도 새로운 프랜차이즈들이 눈길을 끌었다.

다이어트 센터 프랜차이즈인 ‘언니들의 아지트’는 올해 처음으로 박람회에 참가했다. 언니들의 아지트를 운영하고 있는 SDF의 김성원 팀장은 “다이어트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며 “다이어트 식품과 음파 진동기, 태양광 원적외선 캡슐로 체중관리를 돕는다”고 말했다.

태양광 원적외선 캡슐 체험을 마친 이미진(38)씨는 “누워서도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해서 체험해봤다”며 “여성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인 것 같다”고 했다.

차세대 먹거리인 VR 기술을 활용한 프랜차이즈도 눈길을 끌었다. VR 웨딩촬영 프랜차이즈 ‘위드VR’ 부스는 VR 기기를 쓰고 영상을 살펴보는 사람들로 붐볐다. 위드VR은 결혼식, 돌잔치 등을 360도로 촬영해 3D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콘텐츠 기업이다. VR 기기를 쓰면 눈앞에 결혼식 영상이 생생하게 3D로 펼쳐진다.

위드VR을 운영하는 제이앤커뮤니케이션즈의 김우형 본부장은 “서울·경기·인천에 위치한 700여개의 웨딩홀 중 연 200회 이상 결혼식이 진행되는 100여곳과 제휴를 맺고 있다”며 “제휴된 웨딩홀에서 본사에 촬영 요청이 들어오면 가맹점과 연결해주고, 수익을 나눠갖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위드VR의 가맹점 모집의 독특한 점 중 하나는 ‘가맹점을 내고 싶다고 해서 다 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2년 계약 시 수익이 나지 않아도 창업에 드는 비용 5000만원을 보장해준다”며 “안정된 수익 보장으로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 전시 기간 동안 상담한 사람들 중 면접을 통해 3명만 가맹점주로 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회용품을 통한 오프라인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랜차이즈 ‘마이프리’도 관심을 모았다. 종이컵, 젓가락, 비닐봉투 등 일회용품이 필요한 사용자는 마이프리에 가입한 뒤 무료로 일회용품을 받아볼 수 있다. 광고주는 마이프리에 가입한 뒤, 홍보를 원하는 지역·업종·성별·나이 등을 선택해 광고가 들어간 일회용품을 납품할 수 있다.

김도균 마이프리 주임은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되는 전단지 등과 달리 마이프리를 통한 일회용품 광고는 특정 타깃을 집중 공략할 수 있다”며 “광고주가 일회용품 광고를 신청하는 양에 비례해 가맹점주의 수익이 올라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제15회 서울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예비 창업가와 소상공인을 위해 ‘불공정거래 피해상담센터’를 운영한다.

◆ 가맹비 할인, 파격적인 지원금…공격적인 마케팅 펼치는 프랜차이즈들

이번 창업박람회는 과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보다 참관객 연령이 낮아졌다. 대학생, 사회 초년생 등 2030세대가 전체 방문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친구들과 함께 박람회장을 찾은 이영주(27)씨는 “주변에 IT 스타트업 등 창업을 한 친구들이 많다”며 “창업 아이디어를 얻을 겸 박람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정제웅 얌샘김밥 팀장은 “예전엔 40~50대 여성들이 주로 상담을 했지만, 최근에는 20~30대 여성들도 창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날 박람회에 참석한 여러 프랜차이즈 기업은 자신들의 강점으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김성원 SDF 팀장은 “언니들의 아지트가 30호점을 돌파할 때까지 본사가 공격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약 49㎡(15평) 기준 창업자금 1억500만원에서 6500만원을 본사가 지원한다”고 말했다.

정제웅 얌샘김밥 팀장은 “예비 창업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가맹비에서 400만원을 할인하고,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박람회장에서는 정보가 부족한 예비 창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불공정거래 피해상담센터’가 운영됐다. 프랜차이즈 창업 희망자들은 무료로 피해상담센터의 변호사(가맹거래사)에게 불공정거래 피해예방과 피해구제 대응방법 등을 1:1로 맞춤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을 맡고 있는 이정훈 법무법인 에셀 변호사는 “가맹본부는 가맹점 사업자에게 가맹본부 현황 등이 상세히 나와있는 정보공개서를 계약 14일 전에 제공하고, 가맹 계약서를 계약 하루 전에 보여줘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며 “이를 알지 못해 피해를 보는 예비 창업가, 소상공인이 많은데 피해상담센터 등을 통해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