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먹어도 살이 빠지거나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증상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체내 영양분을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갑상선호르몬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각종 대사성 질환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의 김기문 단장(사진) 연구진은 갑상선호르몬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오작동하는 인자들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미국 화학학회지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내분비기관인 갑상선에서 만들어지는 갑상선호르몬은 체온 유지와 호흡, 장기 운동 등에 관여한다. 요오드가 체내에서 음이온인 요오드화물로 변하면 나트륨/요오드화물 수송체(NIS)를 통해 갑상선 세포로 들어가면 갑상선호르몬이 만들어진다.

이 NIS는 크게 통로와 운반자로 나뉘는데, 이들이 오작동해 세포막 안으로 요오드화물이 과도하거나 부족하면 각종 대사성 질환이 발병한다. 갑상선호르몬이 필요 이상으로 분비되면 심장 박동이나 호흡, 소화 기능이 지나치게 활발해지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생긴다.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식욕이 떨어져 식사량이 줄지만 대사가 느려 오히려 살이 찌개 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병한다.

연구진은 세포막 간 요오드화물을 선택적으로 수송할 수 있는 음이온 통로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요오드화물이 과도하거나 부족하게 세포막 안으로 들어가는 현상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게 핵심이다.

연구진은 ‘포피린’이라는 물질로 만든 ‘유기 분자 케이지’를 개발해 인공적으로 음이온 통로를 만들었다. 유기 분자 케이지는 생체 적합도고 높으면서 화학적으로 안정성을 가진다. 연구진이 실험한 결과 요오드화물을 선택적으로 세포막으로 수송해 요오드화물의 과하거나 부족한 전달을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문 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장은 “이번 결과는 구조적으로 안정한 유기 분자 케이지를 합성해 생물학적 음이온통로로 활용한 최초의 성과”라며 “이번에 개발한 물질의 화학적 성질을 변형하면 빛과 같은 외부 자극으로도 요오드화물 수송 조절이 용이한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