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FE’가 지난해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리퍼비시폰(refurbished phone⋅재정비폰)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리퍼비시폰이란 출고된 제품을 수리해서 재판매하는 휴대전화로 리퍼폰이라고도 한다.

2016년 10월, 단종과 리콜을 통해 통신사 대리점에 반납된 갤럭시노트7 제품의 모습

5일 삼성전자(005930)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퍼폰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나오는 폰은 갤럭시노트7을 재활용한 리퍼폰이 아니라 갑작스런 제품 단종으로 사용하지 못한 부품 재고를 활용한 폰”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퍼폰의 제품명에 리퍼폰을 뜻하는 ‘R’이 아니라 팬덤 에디션이란 뜻의 ‘FE’를 넣은 이유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갤럭시노트7 리퍼폰의 이름은 ‘갤럭시노트7R’, 프로젝트명은 ‘Grace R’로 알려졌으나, 최근 외신들은 갤럭시노트7 리퍼폰 제품명이 ‘갤럭시노트FE’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노트7 리퍼폰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공식화 한 적도 없다”며 “다만, 갤럭시노트7 재활용의 한 방안으로 리퍼폰도 가능하다는 정도까지만 언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갤럭시노트FE가 기존 갤럭시노트7을 재활용한 제품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환경단체의 반발도 예상된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자원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환경훼손이 심각하다”며 삼성전자가 수거한 갤럭시노트7 430만대를 재활용할 것을 강하게 촉구해 왔다. 그린피스는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장 곳곳에서 삼성전자에게 “갤럭시노트7을 재활용 하라”며 신제품 발표회장에 난입해 깜짝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린피스 관계자가 2017년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행사장 내 삼성전자 신제품 발표회에서 ‘갤럭시노트7 재활용’ 퍼포먼스를 펼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7일 갤럭시S8 언팩(공개) 행사를 이틀 앞둔 상황에서 갤럭시노트7 재활용과 폐기에 대한 친환경 처리 원칙을 발표했다.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에 대해서는 리퍼폰으로 판매해 대여폰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 포함됐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갤럭시노트7 재활용 방침 발표에 그린피스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1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노트7 리퍼폰은 잘 준비하고 있다”며 “때가 되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달(7월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FE는 배터리 용량을 기존 3500밀리암페어아워(mAh)에서 3200mAh로 약 9% 줄이고, 가격은 기존 대비 40% 가량 낮춘 60만원대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8’의 교체 수요를 어느 정도 소화하고 차기작인 ‘갤럭시노트8’ 출시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갤럭시노트FE 출시 시점을 7월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찾기 위해 총 20만대 제품을 대상으로 충·방전 시험을 했다. 사진은 방수 기능이 발화 원인인지 조사하기 위해 제품 뒷면 커버를 분리한 뒤 검사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