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드럭스토어(미용ᐧ건강ᐧ의약품 판매 점포)’ 시장을 두고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CJ 올리브영이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 GS 등이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 이마트 마저 지난달 드럭스토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향후 4파전의 경쟁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매출 부진을 겪고 있지만 드럭스토어는 편의점과 함께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은 해마다 30~4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5년내 3조원이 넘는 시장으로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드럭스토어의 성장은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네이처리퍼블릭, 미샤, 토니모리 등 단독 화장품 브랜드숍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것과 맞닿아있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제품을 한자리에 놓고 합리적이고 편리하게 구매하려는 성향을 띠면서 단독 브랜드숍의 상당 부분을 멀티숍에 해당하는 드럭스토어가 대체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은 5배 이상 성장할 잠재성이 있다고 본다”며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드럭스토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6%에서 2020년 5.7%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리브영, 롭스, 왓슨스

⬥ 드럭스토어 4사, 경쟁 전략도 각양각색

국내 1위(점포수ᐧ매출 기준) 드럭스토어인 올리브영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영은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드럭스토어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액을 전년(7500억원)대비 47% 급증한 1조1100억원으로 추정했다.

2010년 91개에 그쳤던 올리브영의 점포수는 2014년말 417개로 늘어났고 지난해말 820개에 달했다. 2년 사이에 두배로 급증한 것이다. 직영점과 가맹점 비율은 8대 2 수준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점포 확장 전략에 힘입어 급속한 외형 성장이 이뤄졌다. 올리브영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 아래 최근 화장품, 건강 관련용품 뿐 아니라 생활용품, 애완용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했다.

올리브영을 뒤따르는 드럭스토어는 GS리테일의 왓슨스, 코오롱의 더블유스토어, 롯데쇼핑의 롭스다. 이 가운데 성장세가 가장 높은 것은 롭스다. 롭스는 점포수를 2015년말 53개에서 현재 92개로 1년 반 사이에 39개 늘렸다. 작년 매출도 100% 가까이 증가했다. 롭스는 올해 30여개 점포를 추가로 낼 계획이다.

롭스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는 인기 화장품을 발 빠르게 오프라인 매장으로 들여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먼저 인기를 끈 색조화장품 브랜드 ‘삐아’를 롭스에 단독으로 들여왔을 때 전 매장에서 동이 나기도 했다.

GS리테일은 최근 왓슨스코리아를 합병하면서 드럭스토어 사업 강화에 나섰다. 왓슨스코리아는 홍콩 왓슨스와 GS리테일이 설립한 합작회사다. GS리테일은 현재 130개의 드럭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도 영국 ‘부츠(Boots)’와 손잡고 지난 5월 스타필드하남에 부츠 1호점을 내면서 드럭스토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부츠는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는 영국 현지 브랜드 화장품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할 방침이다. 부츠의 자체 화장품 브랜드인 ‘No7’은 영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제품으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해외직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부츠 매장을 10개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한편 코오롱이 운영하는 더블유스토어는 화장품보다 약국에 더 가까운 점포를 구성하면서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꾀했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최근 점포를 줄였다. 2014년엔 160개의 매장이 있었지만 올해는 140개로 감소한 상태다.

국내 주요 ‘드럭스토어’ 4파전

⬥키워드 : 드럭스토어(drug store)

미용, 건강을 위한 화장품, 잡화, 약(drug)을 판매하는 곳. 해외에선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시작해 화장품, 생활용품, 잡화로 확대하면서 드럭스토어라고 주로 불렸다. 국내에선 화장품부터 시작해 처방전 없이 사는 의약품, 건강 관리 제품 등으로 커졌기 때문에 H&B(Health & Beauty) 스토어라고 불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