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와 수입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차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속속 내놓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초 아이오닉 시리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인 ‘아이오닉 플러그인’을, 도요타는 ‘프리우스 프라임’을 선보였다. 하지만 두 차량은 출시 후 고작 두 자릿수 판매량에 그치는 등 맥을 못추고 있다. 기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들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아차는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선보였으며 올해 안에 BMW, 벤츠 등 독일 자동차 업체들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플러그인.

◆ 아이오닉 플러그인 올해 판매 60여대에 그쳐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의 중간 형태다.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로 모터를 구동해서 달리다가, 배터리가 떨어지면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한다. 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 배터리보다 용량이 좀 더 크고 고출력 전기모터를 달아 전기모드 주행거리가 긴 편이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완전 충전, 주유시 900km를, 프리우스 프라임은 960km를 주행할 수 있다.

뛰어난 효율에도 불구하고 두 차종 모두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이 저조하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출시 첫 달인 2월 15대, 3월 3대, 4월 37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프리우스 프라임도 4월 한 달 동안 고작 17대 판매됐다.

기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인 현대차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기아차 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올해 들어 4월까지 24대, 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3대에 불과하다.

도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 저조한 판매량에도 자동차 업체들 속속 PHEV 출시...“내연기관의 현실적인 대안”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판매 대수가 저조한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이 아직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생소하게 느끼는데다 전기차에 비해 보조금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이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되지만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의 경우 600만원에 그친다.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반면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경우 3000만원대을 줘야 살 수 있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4800여만원이다.

저조한 판매량과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체들은 줄줄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신차보다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신차를 더 다양하게 선보이는 추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전기차는 차량에 차별성을 둘 수 있는 엔진과 변속기가 없어서 자동차 업체들이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내연기관의 경우 자동차 업체들은 엔진, 변속기로 출력, 토크 등 차량 성능과 주행감에 차별성을 둬 왔다. 하지만 전기차에는 엔진과 변속기가 없고 전기 모터와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이 전부다.

자동차 업체들이 직접 배터리를 만들지 않다 보니 전기차의 성능에 차별성을 둘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는 셈이다.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기존 내연기관 처럼 엔진, 변속기가 모두 탑재돼 있어 차량 성능에 변별력을 둘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내연기관보다 친환경차에 가깝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 교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경우 엔진, 변속기가 모두 탑재돼 내연기관차와 가까우면서도 친환경적이라 친환경차와 비교하는 것은 물론 내연기관차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 15일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인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완전 충전, 주유시 840km를 달릴 수 있다. 수입차 업체 중에서는 BMW가 3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인 330e와 중형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인 X5 40e를 올해 안에 출시한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5시리즈, 7시리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4분기에 C클래스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인 C350e, 중형 SUV GLC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인 GLF 350e를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