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의 ‘노브랜드’(No brand) 때문에 동네 상권 다 죽는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규탄대회’를 열고 대기업 계열 유통사의 골목상권 침투를 강하게 비판했다.
강갑봉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 연합회장은 이날 규탄대회에서 “신세계는 대형마트인 이마트에 한계가 생기니 아웃렛이라는 이름으로 하남시에는 스타필드, 경기도 시흥시에는 프리미엄 아웃렛을 세워 주변의 지역상권을 집어삼켰다”며 “여기에 노브랜드라는 자체 기획 브랜드(PL)를 변종 기업형수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에 끼워 넣었다”고 지적했다.
강갑봉 회장은 “이마트 노브랜드의 건전지와 감자칩, 물티슈 등은 모두 동네 수퍼마켓의 주력 품목”이라며 “노브랜드의 저렴한 가격에 밀리면 동네 상권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 정부나 국회가 골목상권과 동네슈퍼를 위해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겠다”고 했다.
김국환 광주광역시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처음엔 변기시트, 자동차 와이퍼 등 9개 제품이던 ‘노브랜드’ 상품이 현재 900여개 품목까지 늘었다”며 “가격경쟁력이 높은 이유는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신세계이마트가 장악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연합회가 발표한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출점 현황 보고’에 따르면 자영업형 수퍼마켓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SSM은 하나로마트(2038개), 홈플러스익스프레스(422개), 롯데수퍼(388개) 순으로 전국에 1만여개가 출점해 있다.
이휘웅 경남창원수퍼마켓조합 이사장은 “2006년부터 포화상태에 달한 대형마트는 SSM으로 옷을 바꿔 입고 근린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영토를 확장해왔다”며 “이로 인해 소상인들이 운영하는 중소마트와 전통시장의 매출이 급감했다. 골목상권 붕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을 저지할 수 있도록 주변 상권에 대한 사전영향평가제를 즉시 도입하고 의무휴업일제 확대 시행하는 동시에 동네슈퍼를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대기업의 무분별한 골목 진입을 막기 위해 출점 점포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양기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 발전위원장은 “대형마트의 매출은 2013년 45조9000억 원, 2014년 47조4800억 원, 2015년 기준 48조6200억 원에 달했으나 지역상권 상생을 위한 예산은 2013년 기준 580억 원에 그쳤다”며 “골목상권과 동네수퍼를 향해 있는 대기업의 칼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