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월드타워 31층에 들어선 국내 최초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방문해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4차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신 회장의 평소 주문이 반영된 곳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23일 “신동빈 회장이 지난 19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식품글로벌전략회의’를 열고 한국과 일본 식품 계열사 대표들로부터 사업 보고를 받은 뒤 이들과 함께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를 찾았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 회장은 이날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찾아 정맥정보를 등록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등 매장을 꼼꼼히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장엔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방식인 ‘핸드페이(HandPay)’가 적용됐다. 롯데카드에 정맥정보를 등록한 뒤 ‘360도 자동스캐너’에 구입할 제품을 통과시키고 인식기에 손바닥을 대 결제를 마치는 방식이다.

‘유통업계의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무인점포의 확대는 신 회장의 주요 관심 사안 중 하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신 회장이 손수 챙긴 사업”이라며 “앞서 지난 16일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기자간담회 이후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도 매장을 방문했다”고 했다.

이날 롯데 식품글로벌전략회의에는 신 회장과 이재혁 식품BU장(부회장)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롯데의 식품 관련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해 글로벌 공동 경영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글로벌전략회의는 매년 3월에 개최됐으나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조직개편과 인사가 늦어지면서 올해는 5월로 연기됐다. 신 회장은 2015년 베트남에서 열린 식품글로벌전략회의에서 “한일 롯데는 하나이고 앞으로 한 명의 리더 아래에서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원리더’ 체제를 공식화했다.

올해 회의에선 신 회장이 천명한 ‘질적 성장’이 화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를 비롯해 롯데푸드, 롯데칠성 등 국내 주요 식품 계열사 대표들이 경영 성과 및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며 “그룹 성장 전략을 양적 성장 방식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고, 계열사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추진하는 롯데 지주회사 설립과 관련한 주주총회를 막아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신동주 회장은 다음달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복귀를 노리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현 (신동빈) 경영체제 지속’을 결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