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금융과 시크리컬(정유, 화학, 철강, 조선 등 경기 민감주) 강세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 초반 매도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수로 전환하며 지수 강세를 이끌고 있다.

23일 오전 11시 2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72%(16.61포인트) 오른 2320.64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0.40%(2.56포인트) 오른 645.18을 기록 중이다.

◆ 철강 화학에 이어 이번엔 조선…유가 상승에 힘입어 시크리컬 ‘온기’

전날 시크리컬 업종에서 철강과 화학이 강세를 나타냈다면 23일 증시는 조선업이 분위기를 타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은 전날보다 3.88% 상승한 가격에서 거래 중이다. 현대미포조선과 삼성중공업(010140)도 3.52%, 2.17% 올랐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어제에 이어 시크리컬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날 부진했던 조선이 크게 오르는 등 시크리컬 안에서도 순환매가 확산되는 모양새다”고 설명했다.

또 박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오는 25일(현지시각)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앞두고 감산 연장 합의에 대한 기대감에 3일 연속 오른 점도 시크리컬 업종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전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0.40달러(0.8%) 오른 배럴당 50.73달러에 장을 마치며 50달러선을 회복했다. 이에 정유주인 S-Oil(010950)GS(078930)는 1.47%, 1.33% 상승했고 화학주인 SK이노베이션(096770)도 소폭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플랜트 비중이 높은 삼성엔지니어링도 1.22% 상승했다.

시크리컬뿐만 아니라 그동안 주도주였던 금융주도 금리 인상 사이클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에 올라가고 있다. KB금융(105560)은 1.89%, 하나금융지주(086790)는 1.91%, 신한지주(055550)는 1.43% 올랐다.

이날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은행업종 주가가 미국 금리인상 분위기에 편승하면서 국내 시장금리와 은행주가 모두 반등했다”며 “그동안 강력한 비용통제를 통해 판관비나 대손율 관리가 이뤄진 상황에서 매출 증대까지 이어지며 앞으로도 수익성 개선이 가파르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로 전환…금융, 조선 등 선별적으로 사들여

이날 장 초반 매도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과 기관은 현재 138억원, 422억원 순매수하며 매수 우위로 전환하며 코스피지수를 강보합에서 강세로 끌어올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선별적으로 골라서 사고 파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오전 11시 2분 기준으로 삼성전자우(005935)를 88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샀고, SK하이닉스(000660)를 314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고 있다. 또 순매수에서 KB금융과 SK이노베이션, 현대중공업 등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끄는 종목 위주로 사들이고 있다.

기관도 현대중공업과 KB금융을 각각 59억원, 33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005930)를 113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고 있다.

박춘영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차별적으로 매매하며 사는 업종은 오르고 파는 업종은 내려가고 있다”며 “특히 조선업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강하게 매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장 초반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도를 이어가는 동안 개인이 순매수를 하며 서로 주고 받는 모습을 보였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한 데 따른 후행적인 수급이지 개인의 매매 포지션을 가지고 개인의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앞으로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들어오고 고객 예탁금이 늘었을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전망이 밝아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