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적용될 분야는 금융뿐 아니라 물류, 항만, 헬스케어 등 무궁무진합니다."
지난 3월 31일 출범한 블록체인오픈포럼의 의장을 맡은 오세현 SK㈜ C&C 전무는 9일 "많은 사람이 블록체인을 금융 거래를 안전하게 해주는 기술로만 알고 있지만, 앞으로 블록체인은 더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치 레이저가 처음엔 주로 군사용으로 쓰이다가 지금은 미용, 산업, 예술 같은 분야에 널리 사용되는 것처럼 용도가 확대될 것이라는 뜻이다.
블록체인은 계좌번호나 비밀번호 같은 각종 정보를 암호화해 각 참여자의 PC나 스마트폰에 분산, 보관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정보를 블록 조각처럼 분산해 보관하기 때문에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블록체인오픈포럼은 SK㈜ C&C를 주축으로 한국IBM·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를 포함한 업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관계 기관, 학계, 법조계가 블록체인의 저변 확산과 제도 정비를 위해 만든 모임이다.
오 전무는 블록체인을 금융에 이어 물류 분야에서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상 수송 같은 경우엔 화주, 해운회사, 보험사, 변호사, 은행, 세관, 항만청 등 다양한 참여자들이 관련 서류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신뢰성이 높은 블록체인이 종이 서류를 대체하면 각종 인허가와 검증에 걸리던 시간이 4분의 1 정도로 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중복 수급 문제도 실시간 확인이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오 전무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를 비롯해 많은 곳이 포럼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클라우드(데이터 원격 저장 서비스)나 AI(인공지능)에선 다소 뒤졌지만, 뚜렷한 강자가 없는 블록체인에서는 준비만 잘하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