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화 시장은 아직 세계 시장에서도 생소한 시장입니다. 아시아 내에서 가장 특색있고 개성있는 아동 전문 플랫폼으로 거듭날 자신이 있습니다.”

이선근 토박스코리아 대표이사(사진)는 향후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2조5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전세계 아동 시장에서 신발로만 5%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선근 토박스코리아 대표이사는 “부모와 양쪽 조부모, 삼촌, 이모까지 많게는 여덟 사람이 한 아이에게 투자한다는 에잇포켓 시장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토박스코리아는 1세부터 14세 아동화 및 잡화 편집샵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아동화를 비롯해 가방, 화장품 등을 아동용 잡화를 취급하는 ‘아동용품 전문 플랫폼’을 전국 44개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토박스코리아 사무실을 찾았다. 이 대표는 “해외 유명 브랜드를 수입하는 것을 넘어 독자적인 국내 아동잡화 전문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영업부터 기획, 생산관리까지…잔뼈 키워오며 찾아낸 아동화 시장

이선근 대표는 2002년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리복코리아 영업팀에서 신발과 처음 연을 맺었다. 스포츠용 신발을 주로 다루던 그는 업무중 만난 한 거래처 대표에게 “한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10년 동안 모든 업무를 해 봐야 한다”는 말에 영업 외 다른 업무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함께 했던 동료의 스카웃 제안이 이 대표의 마음을 움직였다. 데상트코리아로 이직한 후에는 구매 업무를 맡았고, 이 기간 동안 프랑스 브랜드인 르꼬끄 스포르티브의 국내 런칭에도 참여해 마케팅 경력도 쌓았다. 2007년에는 휠라코리아로 이직해 기획팀장으로 뛰었다. 디자인부터 중국 현지 생산관리까지 모든 업무를 총괄했다.

입사 10년 뒤인 2012년 1월, ‘잔뼈가 굵어진’ 이 대표는 토박스코리아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기존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브랜드들이 성인 대상 스포츠 아웃도어나, 골프화등에 집중하면서 아동화 시장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생각이 창업의 결정적 계기”라고 말했다.

10년 경력에도 창업은 쉽지 않았다. 이 대표의 사업계획서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출산율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아동화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아동이 줄고 있다는 사실은 맞지만, 아동용품 시장은 오히려 부모와 양쪽 조부모, 삼촌, 이모까지 많게는 여덟 사람이 한 아이에게 투자한다는 ‘에잇포켓 시장’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한 아이를 위해 여덟 사람이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해서는 기존 스포츠 브랜드들의 아동화와는 달라야 했다. 이 대표는 “해외를 돌아다니며 개성이 확실한 브랜드들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젤리신발인 브라질 미니멜리사(Minimelisa), 200년 넘게 코르크 소재로 신발을 만들어온 버켄스탁(아동용), 은은한 향이 나는 스페인 신발 씨엔타(Cienta)가 모두 토박스코리아에서 독점적으로 수입한 브랜드다.

발품도 많이 팔았다. 2012년 6월 첫 매장을 낸 이후, 세계적인 의류 트레이드 쇼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매직쇼(Las Vegas Magic show)에서 우연히 스페인 아동화 브랜드인 씨엔타를 마주쳤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현장에 있다는 대표를 무작정 찾았다. 34시간 비행 끝에 스페인 북부 소도시인 아르네도(Arnedo)까지 찾아가 만나 계약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당시 씨엔타 대표는 매장이 하나뿐이라는 한국 업체가 40개 매장을 열겠다는 포부를 믿지 않았다”며 “스페인에서 3일 동안 ‘이 세상에 없는 아동용품 전문 플랫폼’에 대한 설명을 마친 후에야 계약서에 싸인했다”며 웃었다.

그는 “회사에서 10년, 창업 후 5년이 된 지금에서야 잔뼈가 굵어진 것 같다”며 “아동용품 시장규모가 2조5000억원 규모지만, 아직 신발 시장은 형성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토박스 플랫폼은 결국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중순 열린 상하이 시크쇼(Shanghai CHIC Show)에 토박스 코리아가 참여한 모습이다. 이 대표는 “중국 바이어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며 “6월 홍콩 매장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독점 계약 판매부터 독자 PB 런칭까지...대기업은 엄두 못내는 아동화 시장

아동화 시장은 까다로운 시장으로 악명이 높다. 신발의 특성상 미국, 유럽, 한국의 사이즈 기준이 모두 다른데다, 인종별로 발의 모양까지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유럽이나 미국 아동들은 발 모양이 날카로운 칼 모양을 한 데 비해, 한국 등 아시아 아동들은 발등이 높은 편이다.

자연히 아시아 아동들의 발 모양에 맞추고, 다양한 사이즈를 다수 구비해야 한다. 대량 구매 및 대량 판매에 최적화된 대기업들이 아동화 시장 진출에 번번히 실패한 이유다. 이선근 대표는 이 부분을 파고들었다. 전국 44개의 핵심 상권에 110mm 내외의 영아용 사이즈부터, 5단위 하프 사이즈(Half size)까지 대기업이 할 수 없는 섬세함을 갖춘 매장을 열기 시작했다.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설립 5년만에 매출이 400억원을 넘었다. 매년 매출이 2배 가까이 성장한 결과다.

이 대표는 “최근 창업 초기 독점 계약을 맺었던 브랜드들과 재계약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카피캣을 런칭해도 브랜드 차별성으로 앞서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최근 아동용 레인부츠 브랜드인 헌터(Hunter)의 판매를 시작했고, 오는 8월에는 컴포트 슈즈(간편화) 브랜드인 클락스의 런칭 등 새로운 브랜드들의 도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토박스코리아는 독자 브랜드를 런칭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일본의 경우 스포츠브랜드인 나이키나 아디다스에 비해 국내 아동화 브랜드인 신쇼쿠나, 문스타 등이 전체 아동화 시장점유율의 60%를 차지한다”며 “토박스코리아도 2015년 2월 여아용 구두 브랜드인 베이비브레스(Baby`s Breath)나 라이프스타일 슈즈 브랜드인 미니위즈(Miniwiz)를 런칭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독자 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4%에 불과하지만 3년 내 30%까지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중국 시장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 중국 대형 유통그룹인 금응국제무역유한회사(Golden Eagle)와 조인트벤처를 세우고 현지 매장을 오픈했다”며 “지난 3월 중순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7 상하이 CHIC쇼’에서도 현지 바이어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토박스코리아는 중국 외에도 6월 홍콩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대만, 일본 등에도 진출해 아시아 아동들에게 최적화된 아동화 및 잡화를 공급하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토박스코리아는 대우SBI스팩1호와의 합병에 성공했다. 기업 인수합병을 위한 페이퍼컴퍼니인 스팩(SPAC)과의 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진입하는 ‘스팩상장’ 방식이다. 스팩 상장으로 기존 목표했던 65억원이라는 모금 확보에도 성공했다.

이 대표는 “이번 공모자금을 통해 미니위즈와 같은 독자 브랜드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신규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빠른 시일 안에 1000억 매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 것”이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자본금: 6억3000만원

▲주요 주주: 대표이사 이선근 외 4인(37.38%), 주식회사 슈퍼홀릭(26.53%), 금응국제무역유한회사(23.40%)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기명식 보통주 14,591,246주

▲주관사(미래에셋대우)가 보는 투자 위험
-토박스코리아가 영위하는 패션산업은 국내 GDP 성장률, 민간소비증감률 등 주요 거시지표추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소비자의 패션제품에 대한 예상 소비 지출은 소비자심리지수 및 가처분소득 등과 밀접한 관계를 나타내고 있어 국내 경기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산업. 유아동 프리미엄 신발 사업은 국내 장기 경기 불황으로 전체적인 소비를 줄이고 있는 와중에도 에잇포켓으로 불리는 키즈 시장의 실구매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경기변동에 따른 위험이 제한적인 면이 있으나, 완전 차별화가 불가능하고, 유통업 전반에 대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경기변동에 따른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음.

-국내 패션시장은 2011년부터 저성장기로 접어든 이후 장기화된 경기불황과 가계부채 증가 등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인해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 패션산업은 대부분 내수에 기반을 두고 있어 국내 경기 변화에 민감한 바 수출부진, 내수활력 저하 등의 악재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패션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