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 중인 TV모니터(TV와 PC모니터 기능을 모두 가진 모니터) 제품을 초기 설정 상태에서 디스플레이 성능 시험한 결과 일부 제품의 명암비와 응답속도가 제품 표시 성능보다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8개 브랜드 TV모니터 제품의 디스플레이 성능과 TV수신 기능, 자막기능 등에 대한 성능시험을 실시한 결과 5개 제품(젠티뷰 CN-F2410HL, 야마카시 T320UF, 엑사비오 X2700EWT, 스마트라 SHE-320XQ, 삼성 LT24D590KD)의 초기 설정 상태 명암비가 표시 성능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명암비란 화면상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얼마나 잘 구분되는가를 표시하는 기준이다. 명암비 숫자가 클수록 명암 구분이 잘 된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시험 대상 제품의 공장출하모드(초기 상태)에서 최대휘도와 최저휘도를 측정한 후 비율을 계산해 명암비 표시사항과 비교했다. 휘도는 화면의 밝은 정도를 나타내는 기준이다. 해당 제품들은 표시 사항에 명암비를 1000대1~5000대1로 표시했지만, 시험 결과 5개 제품은 실제 명암비가 표시보다 낮게 나타났다. 다른 3개 제품(LG 24MT48DF, 주연테크 D24HBFNA, HOOK HT240LED)은 표시치보다 측정한 명암비가 높았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소비자시민모임은 작년 7월 기준 유통중인 24~32인치 TV모니터 제품 중 소비자 수요가 많은 8개 제품을 시험 대상으로 선정했다.제품 표시사항은 제품 매뉴얼과 제조사 홈페이지 제품정보를 기준으로 비교했다.

화면이 교체되는 속도를 뜻하는 ‘응답속도’ 시험 결과 8개 전 제품의 실제 성능이 표시 성능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대상 8개 제품의 응답속도 표시사항은 5~12ms(millisecond·1/1000초)였지만, 8개 제품의 실제 응답속도는 최소 6.4ms(스마트라 SHE-320XQ)에서 최대 18ms(주연테크 D24HBFNA)로 측정됐다. 일부 제품은 표시보다 응답속도가 2배 이상 느린 셈이다. 응답속도가 작을수록 화면 밝기에 따라 화면에 잔상 없이 다른 화면으로 빠르게 변화한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제품별로 명암비나 응답속도를 표시하는 기준이 달라 실제 성능이 제품 표시 사항과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제조사에 따라 성능 최대치를 표시사항에 표기하거나 초기 상태가 아닌 특정 모드에서의 성능 수치를 표기한 것이다.

현재 제조사들은 제품의 표시사항을 자율적으로 표기하고 있다. 현행 법으로 표시 기준이 마련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조사 결과에 대한 개선 방안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고 소비자시민모임은 설명했다. 그러나 LG전자의 경우 향후 제조하는 TV모니터 모델에 대해 최대휘도에서의 최댓값과 최소값을 같이 표기하고, 최고 기준 응답속도 측정값이라고 명시하겠다며 개선을 약속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TV모니터는 TV수신기능과 PC모니터로서의 기능을 모두 고려하여야 하는 품목이라 제품 사양이 소비자 구매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며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제공을 위해 실제 측정값과 측정 기준을 제품 표시와 함께 명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비자시민모임은 TV수신기능 시험 결과 간섭신호, 신호잡음 및 여러 경로로부터 전달되는 신호를 정상수신해야 하지만, 시험대상 8개 전 제품이 단일경로 페이딩 에코 항목 등에서 ‘수신불량’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TV수신 사각지대에 사는 소비자의 경우 수신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에서 송신하는 ‘자막기능’ 방송서비스에 대한 표준기능은 8개 제품 중 7개 제품이 미흡했다. 또 시험대상 TV모니터는 에너지 효율관리 대상품목이라 에너비효율 등급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하지만, 8개 제품 중 3개 제품(HOOK HT240LED, 젠티뷰 CN-F2410HL, 엑사비오 X2700EWT)은 따로 표시하지 않았다.

이번 비교정보는 소비자시민모임과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별도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