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or)' 테스트에서 무명 업체가 만든 상품이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작년 10월부터 6개월간 진행된 이번 테스트에서 은행과 대형 증권사 등 골리앗들을 제치고 금융 교육 업체인 'CHFC한국평가인증'이 수익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자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자동화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각종 펀드나 채권·주식 등에 골고루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일종의 '금융 알파고'다. 현재 판매 중인 로보 어드바이저 상품은 자산 배분에서부터 매매까지 로봇 혼자서 할 수 없고 인간이 단계마다 개입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위가 진행한 이번 인증 심사를 통과한 로봇은 단독으로 자산 관리를 할 수 있다.

14일 코스콤에 따르면 이번 인증 심사에 참여한 25개 로보 어드바이저 중에서 CHFC한국평가인증의 'MyGPS'가 누적 수익률 5.46%(위험 중립형)로 1위에 올랐다. 은행과 대형 증권사의 로보 어드바이저들은 수익률이 1~2%에 그쳤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경우도 있었다.

'MyGPS'는 안정 추구형(3.15%), 적극 투자형(7.56%) 부문에서도 모두 누적 수익률이 1위였다. 14일 실적을 반영한 최종 수익률은 오는 17일 발표되는데, 2위와의 수익률 격차가 1.78%포인트(위험 중립형)에 달해 이변이 없는 한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CHFC한국평가인증은 자산관리사나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교육 전문 기관이다. 오랜 기간 금융 전문가들을 가르치다 보니 다양한 정보를 많이 보유하게 됐고, 그런 실전 정보들을 토대로 해서 만든 것이 'MyGPS'라고 밝혔다. 김병기 대표는 "국내에 판매되는 4000여개 펀드 중에서 로봇이 주식·채권 등 유형별로 가장 유망한 펀드 8~10개를 고른다"면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해당 펀드의 투자 비중을 로봇이 줄이거나 늘려서 사후 수익률 관리에도 노력하는 것이 고수익 비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