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올 상반기 미국산 원유 200만배럴을 들여온다. 미국산 원유 수출에 적극적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정유사가 미국산 원유를 수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12월 GS칼텍스가 두 차례 미국산 셰일오일 200만배럴을 들여왔지만, 추가로 도입하진 않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초 다국적 석유기업 쉘과 미국 남부 멕시코만산 원유 200만배럴을 도입하기로 계약했다고 9일 밝혔다. 계약 금액은 1억달러(약 1100억원)에 달한다. 우선 다음 달 초 100만배럴이 들어오고, 6월에 나머지 100만배럴이 들어올 예정이다. 작년 현대오일뱅크 전체 원유 수입량은 1억4300만배럴로, 200만배럴은 1.4% 정도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계약 당시 기준으로 운임료 등을 고려할 때 미국산 원유가 중동산보다 배럴당 1달러 정도 싸서 원유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도입을 결정했다"며 "경제성이 있으면 수입량을 계속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기준으로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중동산 두바이유보다 배럴당 1.7달러 정도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