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반도체 영업이익만 6조원

삼성전자(005930)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올해 창사 이래 최대의 전성기를 맞았다. 올 1분기에 매출액, 영업이익 등 주요 지표를 모두 신기록으로 갈아치운데 이어 연간 실적 전망치 역시 지난해보다 영업이익 규모를 무려 2배 이상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8.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7.38%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인 반도체, 휴대폰 사업 비수기인 1분기에 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호실적의 일등공신은 역시 메모리 반도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1분기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서만 6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체 영업이익의 약 60%가 반도체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이외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IT·모바일(IM)부문은 2조원대, 소비자가전(CE) 부문은 5000억~6000억원, 디스플레이(DP) 사업이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연간 영업익 24조원 전망...전년比 10조원 이상 ‘점프’

우선 슈퍼 사이클을 타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는 올해 1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인 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 품목인 D램, 낸드플래시의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1월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했고 이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가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의 경우 최근 3개월 동안 가격이 3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D램 역시 지난 1월에 전월 대비 30%대의 가격 상승폭을 기록한 이후 줄곧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PC·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강력한 수요와 함께 중국 모바일 D램이 전체 시장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오는 2분기에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유지할 전망이다. 여기에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 상승이 더해지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최대 6조5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HMC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의 영업이익이 지난해(13조원)보다 무려 10조원 가까이 많은 23조~24원대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 전경.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50%에 달하는 기록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경쟁 메모리 업체들이 3D 낸드 전환 과정에서 총 낸드 생산량이 소폭 줄어든 반면 삼성은 일찌감치 3D 낸드 생산 체제를 안정화하면서 점유율을 급격히 늘렸고, 공급이 부족한 D램의 경우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웃돈’까지 얹어 삼성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디스플레이, 각각 영업익 2조·1조원대 기록하며 ‘선방’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의 경우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전략 제품의 부재 속에서도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분기(3조8800억원)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난 수준이지만 시장 기대치를 어긋나지는 않았다는 것이 증권업계 평가다. 오는 2분기부터는 갤럭시S8 흥행 성과에 따라 3조~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27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던 악몽을 떨쳐내고 1조1000억원~2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들어 비교적 이익률이 높은 플렉서블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이 꾸준히 늘면서 오는 2분기와 하반기에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5000억~6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 소폭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증권업계에서 예상한 3000억원보다는 높은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TV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패널 가격이 올해 내내 강세를 보이고 있어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