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강현석(35)씨는 점심 시간에 남들보다 일찍 들어와 뉴스를 확인한다. 강 씨는 얼마 전부터 자동 로그인한 다음의 뉴스 서비스에는 자신이 선호하는 뉴스부터 뜬다는 것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강씨는 결혼 후부터는 부동산 정보, 주식 투자 뉴스 등을 챙겨 봐왔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업무시간에도 짬이 나면 각종 의류와 식기 쇼핑에 혈안인 오지은(31·가명)씨는 포털 검색으로 필요한 물건을 찾는다. 오 씨는 최근 네이버가 시범 서비스 중인 ‘네이버i’를 이용해 쇼핑 정보를 찾았다. 오 씨가 네이버i에 찾는 물건 이름을 입력하면, 검색엔진에 적용된 인공지능(AI)이 메시지 형태로 추가 질문을 보내왔다. 오 씨는 검색엔진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정확한 정보를 찾는다는 게 신기했다.

6일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 주요 포털 및 검색 서비스업체에 따르면 이들 회사가 운영하는 각종 서비스에 AI 기술이 대거 적용됐으며 적용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들도 잘 모르는 사이 AI가 추천해주는 정보를 받아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김광현 네이버 검색 리더는 “AI를 활용한 가장 뛰어난 서비스는 검색”이라면서 “최근 딥러닝(심층인공신경망을 활용한 기계학습법)이 나오면서 검색엔진이 한층 똑똑해져 개인 맞춤형 서비스(개인화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내 입맛에 맞게 AI가 콘텐츠 추천

AI 콘텐츠 추천 서비스인 루빅스가 적용된 다음의 뉴스화면.

카카오(035720)는 6일 포털 ‘다음’ PC 첫 화면과 PC 검색을 전면 개편했다.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AI ‘루빅스(RUBICS)’를 모바일에 이어 PC에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2015년 12월에 적용된 루빅스는 이용자 개개인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지속적으로 학습해 개인별 관심사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자동 추천하는 것이 특징이다.

루빅스의 알고리즘은 개선 방식은 이렇다. 우선 샘플 사용자의 뉴스 콘텐츠 클릭 성향을 분석해 알고리즘을 업그레이드 한다. 업그레이된 루빅스가 다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추천한다. 노출된 콘텐츠의 클릭률이 좋으면 해당 알고리즘은 유지되며 그렇지 않으면 버려진다. 다양한 알고리즘이 동시에 사용되며 서로 경쟁한다.

네이버도 AI를 적용한 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네이버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추천 시스템 ‘에어스(AiRS)’는 현재 MY피드, 네이버TV, 모바일 메인 뉴스판과 스포츠판에 적용돼 있다.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패턴과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하는 개인별 관심사를 분석하며 이에 따른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하고 있다. 사용자가 네이버 모바일과 PC에서 구독한 뉴스, 사용자와 관심사가 비슷한 그룹이 구독한 뉴스를 기반으로 추천한다.

◆ 검색, 번역, 사진 관리까지 활개치는 AI

네이버가 모바일 앱에 적용해 테스트 중인 네이버i.

네이버는 AI 기반 대화형(챗봇) 검색 엔진 ‘네이버i’를 베타 테스트 중이다. 네이버i는 사용자의 질문 문맥을 파악해 대화를 통해 정보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맛집에 관해 물었다면, 검색엔진은 ‘어떤 종류의 음식을 찾아드릴까요?’, ‘연령대가 어떻게 되시나요?’,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시나요?’ 식으로 질문을 던져 답을 얻고 최적의 정보를 제공해주는 식이다. 네이버i는 또 음성명령을 통해서 네이버 앱 내의 메뉴를 실행할 수도 있고 뉴스도 추천해준다.

세계 5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구글 번역 역시 인공신경망을 적용한 AI 기반의 서비스다. 하루에 1000억회의 번역을 하는 구글 번역은 미국 외 지역에서의 트래픽이 92%를 차지할 정도로 전세계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구글은 구글 포토에도 AI를 적용해 사진을 관리하기 쉽게 만들었다. 사용자의 사진을 특별한 태그 없이도 인물별, 주제별로 구분한다. 최근에는 생일, 수영 등의 활동적인 영역의 사진까지도 파악해 분류해내기 시작했다. 이미 이 서비스는 월 2억명의 사람들이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도 다음 이미지 서비스에 업로드 되는 콘텐츠가 성인물인지 검출하는 시스템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검색 색인을 하기 전에 스팸 이미지나 성인 이미지를 제외하기 위한 전 처리 작업이 필요한데, AI가 이런 작업을 통해 문제가 되는 게시물을 걸러내는 것이다. 카카오는 이미지 인식 AI를 통한 꽃 검색 기능도 선보였다. AI가 여러 종류의 꽃을 기계학습을 통해 익혀 꽃 사진만으로 해당 꽃의 이름을 찾아준다.

카카오 관계자는 “최근 AI 전담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관련 연구를 위한 오픈리서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카카오의 다양한 생활형 서비스들에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이용자들이 더욱 편리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