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해외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이 돈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도에 집중한 투자자가 큰 재미를 봤다. 최근 경기 회복세에 있는 미국으로도 거액의 투자금이 흘러들어갔다. 국내에선 삼성을 필두로 한 정보기술(IT) 관련 상품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조선비즈DB

◆ 수익률은 인도, 자금 유입은 미국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펀드 1965개(상장지수펀드(ETF)·연초 이후 설정 제외) 가운데 2017년 1분기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총 107개로 집계됐다. 이중 해외 주식형 펀드가 88개(82.24%)로 고수익 상품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18개(16.82%)로 조사됐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인도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올해 들어 3월까지 수익률 상위 1~7위를 인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싹쓸이했다. 수익률 10% 이상인 상품 88개 중에서는 총 19개가 인도 펀드였다.

1위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클래식인도중소형FOCUS연금자H[주식-파생]_Ce’ 펀드로 1분기 수익률 20.53%를 기록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출시한 ‘신한BNPP봉쥬르인디아자(H)[주식](종류A 1)’ 펀드는 같은 기간 수익률 19.75%로 3위에 올랐다. 6위에 오른 KB자산운용의 ‘KB인디아자(주식)A’ 펀드 수익률은 18.27%로 나타났다.

인도 뿐 아니라 중국도 저력을 과시했다. 중국 관련 펀드들은 수익률 순위에선 인도에 밀렸지만, 총 43개 상품이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가운데 1위에 오른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0자(주식-파생재간접)종류A’의 올해 1분기 수익률은 17.59%다.

2017년 1분기 펀드 수익률 상위(단위: %)

펀드자금 유출입 기준으로 순위를 따져보면 미국 상품의 인기가 높았다. 올해 1분기에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총 14개인데, 이중 상품 이름에 ‘미국’이 들어간 펀드는 4개로 조사됐다. 하나자산운용의 ‘하나나사부동산 1’ 등 해외 부동산형 펀드까지 합치면 미국 관련 상품은 더 늘어난다.

가장 많은 돈이 몰린 펀드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H)[대출채권]클래스A’다. 지난 1분기에만 총 4325억원의 자금이 이 펀드로 들어갔다. 금리 상승기에 수익률이 좋아지는 뱅크론펀드의 특징을 노린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 IT·삼성이 이끈 국내시장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들은 ETF 시장에서 선전했다. ETF는 펀드와 주식의 특징을 섞은 상품이다. 펀드처럼 코스피 등 특정지수나 가격의 수익률을 따라가지만, 주식시장에서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가 저렴하고 쉽게 현금화할 수 있어 개미투자자들이 선호한다.

올해 1분기 수익률 10% 이상을 기록한 ETF는 총 34개다. 이중 국내 주식형이 22개, 해외 주식형이 7개로 집계됐다. 커머더티형(실물자산 가격에 연동된 파생상품에 투자)과 해외기타 상품도 각각 2개, 3개로 나타났다.

조선일보DB

특히 IT·삼성 관련 ETF의 수익률이 눈에 띄었다. 국내 주식형 22개 가운데 이들과 관련된 상품은 총 7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가 수익률 29.97%로 1위에 올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동일가중상장지수(주식)’도 같은 기간 10.24%의 수익률로 선방했다.

이는 지난 1분기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등 IT 대형주가 이끄는 강세장이 지속된 데 따른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 5년간의 수익률이 1.98%에 불과한 ‘한국투자LG그룹플러스 1(주식)(A)’ 펀드는 올해 1분기 11.3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LG전자(066570), LG이노텍(011070)등 LG그룹내 IT 관련주의 상승세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당분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기업의 이익성장은 과거와 달리 질적 성장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며 “IT를 중심으로 한 경기민감 섹터의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