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29)씨는 이름만 취업준비생이다. 지방의 한 사립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2년간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포기했다. 공기업 청년 인턴으로 6개월 일한 것이 그나마 이력이라면 이력이다. 요즘엔 취업 사이트 검색조차 뜸해졌다. 그는 "취업 절벽이라고들 하는데 내가 취업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느냐. 당분간 좀 쉬면서 생각해 보려고 한다"고 했다.

김씨와 비슷한 처지의 실업자들까지 포함한 청년(15~29세)실업률은 정부의 공식 실업률(12.3%)보다 2배 이상 높은 27.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3일 국회의장실에서 지난 2월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공식 실업률에 따르면 청년 실업자는 54만8000명이지만, 이런 방식으로 집계하면 148만3000명에 달한다.

이 같은 실업률은 통계청의 공식 실업률이나 국제노동기구(ILO) 기준(2월의 경우 24.1%)보다 실업자의 범위를 더 크게 잡은 것으로 가장 넓은 의미의 실업률이다. 실업 관련 조사에서 '그냥 쉬었음'이라고 답한 사람들까지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ILO 기준에서도 실업자로 보지 않지만,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자포자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라 한국식 실질 실업률을 계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국회의장실은 밝혔다. 작년 7월 갤럽 여론 조사에 따르면, '그냥 쉬었음'이라는 청년들은 "실업자에 가깝다"는 응답이 71.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