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처음으로 새 은행이 3일 선보인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인터넷은행), 케이뱅크(K bank)가 그 주인공이다. 새 은행의 등장은 1992년 평화은행 이후 처음이다.

케이뱅크는 기존 은행과 달리 지점을 두지 않고 대부분 업무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이나 인터넷(www.kbanknow.com)을 통해 처리한다. 영업시간은 24시간, 365일이다.

케이뱅크 측은 지점이 없는 데서 오는 비용 절감분은 예금 금리를 높이고 대출 금리를 낮추는 데 사용함으로써 그 혜택을 고객들에게 돌려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2일 공개한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2.0%로 은행권 평균(연 1.44%)보다 높다.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연 2.73%로 은행권 평균(연 4.46%)을 크게 밑돈다. 이자를 현금 대신 디지털 음악 이용권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

그러나 은산분리(산업 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완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반쪽짜리 인터넷은행이라는 지적도 있다. 현행법에선 산업 자본이 의결권 있는 지분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는데, 이를 인터넷은행엔 완화하자는 방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 주주 중 IT(정보기술) 기업을 대표하는 KT는 지분이 8%지만 의결권은 4%밖에 행사하지 못한다. KT가 자본금을 더 넣거나 적극적으로 IT 노하우를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기존 거대 은행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아 금융의 판을 흔들 것이란 당초 기대와 달리 빠른 성장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기존 은행과는 차별화된 은행 서비스를 선보인다. 케이뱅크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은행 서비스를 쓸 수 있다'는 뜻의 '뱅크 에브리웨어'(bank everywhere·어디에나 있는 은행)를 표어로 내세웠다.

우선 지점이 없기 때문에 계좌를 만들 때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은행원을 만나지 않고도 10분 만에 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앱은 3일부터 다운로드할 수 있다. 출금할 때는 케이뱅크 지분 10%를 보유한 GS25 편의점(GS리테일)에 있는 현금출금기(ATM)에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수수료 없이 현금을 뽑을 수 있다. 다른 은행 자동화기기로 돈을 찾을 경우엔 건당 700원을 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돈을 보낼 때는 문자 메시지로 '#송금 10000' 등 간단한 문구를 입력하면 송금할 수 있는 간편 송금 서비스도 장착했다. '#송금 10000'은 문자 메시지를 받은 사람에게 1만원을 보낸다는 뜻이다.

케이뱅크가 주력 상품으로 공개한 '미니K 마이너스 통장'은 온라인으로 계좌를 만든 다음 스마트폰에서 지문으로 인증하면 바로 300만원(거래 실적에 따라 500만원까지 증액 가능)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대출 금리가 연 5.5%(고정금리)다. 중신용자(통상 신용등급 4~6등급)를 겨냥한 '슬림K 마이너스 대출' 금리는 연 4.19%로 책정했다. 기존에 비싼 금리를 내고 돈을 빌렸던 카드론·현금서비스(최고 금리 연 27.9%) 이용자가 주요 타깃이다.

음악 감상권 등 현금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이자를 주는 상품도 선보인다. '뮤직K 정기예금'은 연 1.68% 이자를 주되, 가입자가 원할 경우 현금 대신 약 2배 수준의 금액에 해당하는 디지털 음악 감상권을 이자로 받을 수 있다.

2015년 11월 예비인가를 받았던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오는 5일 본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상반기 중 영업 개시를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