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용량, 30개 언어 지원, 개미 허리 필터 등 특별한 공략 비법 공개

해외를 누비는 토종 앱(애플리케이션)이 있다. 한국의 에버노트라고 볼 수 있는 노트 앱 ‘컬러노트’, 배경화면을 중요시하는 한국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앱 ‘배경화면HD’, 남미에서 인기를 끈 앱 ‘캔디카메라’가 그 주인공이다.

왼쪽부터 소셜앤모바일 김미재 이사, 제이피브라더스 안세윤 이사, OGQ 신철호 대표.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해외에서 빵 터진 앱’에서는 이들 3개 앱 개발자들이 나와 해외 진출 경험을 공유했다.

이들은 앱 개발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고 사용자 리뷰(평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비결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 간단한 디자인과 편의성으로 북미·유럽 잡은 ‘컬러노트’

컬러노트를 개발한 소셜앤모바일의 김미재 이사.

컬러노트는 간편하고 생산적인 삶을 지원한다는 목표로 9가지 색상 노트를 이용해 색마다 주제를 달리해 간편하게 메모를 할 수 있는 앱이다. 디자인이 간단하고 직관적이어서 사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09년 11월에 출시돼 8년이 돼가는 이 앱은 다운로드 수만 1억건,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2000만명에 이른다.

이 앱을 개발한 박성서 소셜앤모바일 대표는 한국 유일의 ‘제 1회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자 챌린지’ 입상자로서, 안드로이드 개발 커뮤니티 ‘안드로이드 펍’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컬러노트는 글로벌 사용자 비중이 94%를 차지할 만큼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초기에는 미국에서 인기가 많았고 다음으로 브라질, 인도,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소셜앤모바일은 ‘앱은 단순해야 한다’라는 기조를 이어나가면서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김미재 소셜앤모바일 이사는 “북미와 유럽 사용자들이 민감한 ‘간단함’과 ‘편리함’에 초점을 맞춘 것이 흥행 이유”라며 “세계 스마트폰 확대에 맞춰 동남아시아 등의 국가에서 쓰는 저가 스마트폰 사양에서도 구동될 수 있도록 앱 용량을 작게 만든 것도 오랜 인기 유지 비결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또 “여러 국가에서 서비스하는 만큼 언어 등 지역에 맞게 업데이트 하는 것이 어렵지만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며 “사용자 반응에 맞춰 하나하나 바꿔나가면서도 앱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고민을 많이했다”고 말했다.

◆ 세계 250만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배경화면으로

배경화면HD를 만든 OGQ의 신철호 대표.

배경화면HD는 지극히 한국스러운 앱이라고 볼 수 있다. 2G 휴대전화 시절부터 한국 사용자들은 배경화면을 꾸미며 ‘개인화(Customizing)’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배경화면HD는 이런 특성이 반영된 앱이다. 개발사 OGQ는 Open, Global, Question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회사명이다. OGQ는 2011년 개발자들만 모여 설립된 회사다. 배경화면 HD 앱 뿐만 아니라 ‘TED Air’,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앱을 개발했다.

배경화면HD는 매월 20여만명씩 증가하는 전 세계 250여만명의 아티스트가 저작권 이미지, 영상, 음악을 공유하고 팬과 연결되는 소셜이미지플랫폼이다. 배경화면 HD의 이미지는 스마트폰 배경, 락스크린은 물론 채팅, 페이스북커버, 채팅방 배경에 사용된다. OGQ는 작가 또는 기업이 이미지, 영상을 통해 팬과 연결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앱의 특징은 콘텐츠와 서비스만으로 성공을 이룬 앱으로 마케팅 비용 없이 해외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약 190개 국가에서 1억2000만명이 앱을 다운로드 했고 월 1억명 이상의 방문자가 매월 3500만장의 이미지를 다운로드 하고 있다.

신철호 OGQ 대표는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처음 10개 언어로 시작했던 서비스를 30개 언어로 늘려나가고 사용자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며 “이런 작업을 6년째 꾸준히 해야했는데, 해외 사용자들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선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말했다.

OGQ는 사용자가 확대되면서 이미지 전문회사인 게티이미지 코리아를 인수하려고 했다. 지분 교환을 통해 인수에 나섰으나 또 다른 투자자가 나서 이 시도는 무산됐다.

신철호 대표는 “국내 서비스앱이 수준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도 한국을 먼저 공략하겠다고 세계시장을 뒤로 미루는 경우가 있다”며 “언어 전환만 신경써도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을 국내 개발사들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북미는 물론 남미에도 먹힌 ‘캔디카메라’

캔디카메라를 만든 제이피브라더스의 안세윤 이사.

2012년에 설립된 제이피브라더스는 ‘셀카가 반대로 나올 때’ 앱을 시작으로 ‘아이메라’, ‘캔디카메라’, ‘노아카메라’ 등 여러 카메라 앱을 출시했다. 현재 31개 언어를 지원, 총 234개 국가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캔디카메라는 2015년 페이스북 파트너사로 선정되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앱에 편집용 필터를 제공할 정도로 성장했다.

캔디카메라는 2013년 11월 출시돼 브라질, 터키, 멕시코 등 남미를 포함한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캔디카메라는 후발주자였다. 제이피브라더스는 이미 다양한 카메라 앱이 출시돼, 방대한 마켓 조사와 글로벌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해 카메라 앱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안세윤 제이피브라더스 이사는 “‘창조는 편집이다’라는 게 회사 모토”라면서 “시장 조사 당시 이미 유행 중인 필터카메라가 많아 여러 장점만을 조합해 캔디카메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앱은 간단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장점이다. 몇 번의 터치로 사진 촬영부터 편집 기능까지 제공하며 다양한 카메라 환경 설정 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촬영속도, 촬영방식, 사진비율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한글 대신 이미지나 아이콘 형태으로 UI를 만든 것도 전세계적으로 앱을 확산시킨 비결이다. 캔디카메라 앱은 234개국에서 사용된다. 다운로드 건수는 1억8000만 건이다.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약 3000만장의 사진을 찍는다.

안세윤 이사는 “해외진출 시에는 문화나 성향을 이해하는 게 중요했다”면서 “가령, 한국이나 일본 사용자들은 얼굴을 작게하고 이목구비를 뚜렷하게 키운다면, 남미 사용자들은 허리를 줄이고 골반을 늘리는 것을 선호해 이에 맞는 필터를 다양하게 개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