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엔 운전자 없이도 주행이 가능한 (4단계) 완전 자율주행차를 완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인터넷 포털 기업 네이버가 30일 2017서울모터쇼에서 국내 IT(정보기술) 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 중인 자율주행 차량을 공개했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는 이날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네이버랩스의 강점인 시각 인지 기술과 딥러닝(기계학습) 기술을 토대로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달 국내 IT 업체 중 처음으로 국토교통부에서 자율주행차 도로 주행 임시 허가를 받고 실제 도로에서 시험 주행을 하고 있다. 이 차량은 미국자동차공학회의 자율주행 기술 기준인 0∼5단계 가운데 3단계에 해당한다. 고속도로 등 정해진 구역 내에서 자율 운행이 가능하지만 운전자가 반드시 탑승해 긴급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국내 최고 기술 수준이며 구글·테슬라를 맹추격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한 네이버 자율주행차는 차량 상단부에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리는 3D(차원) 스캐닝 시스템 '라이다(LiDAR)'를 탑재했다. 차량 전·후방에는 카메라 8대와 GPS(위성항법장치) 센서 등을 장착했다. 그는 "네이버는 자동차 사업에 새로 진출하려고 자율주행차를 만든 게 아니다"면서 "자동차 업계는 향후 10년 내 자동차 판매가 아닌 서비스 위주 산업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의 모터쇼 부스 배치도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를 무대 중앙에 배치한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부스와 달리, 네이버는 GPS 센서와 카메라 등이 달린 자율주행차를 부스 구석에 놔뒀다. 별도 시승 행사도 없었다. 대신 플라스틱으로 만든 3차원 미로(迷路)와 대형 스크린이 무대 가운데 놓였다.
송 대표가 네이버의 기술을 설명하는 사이,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지도 제작 로봇 M1이 미로 사이를 훑고 다니며 3분 만에 3D 지도를 완성해 화면에 띄웠다. M1은 3D 인식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같은 실내 공간의 내부 지도를 실시간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이 기술은 차량 앞 장애물을 인지하고 피해야 하는 자율주행과도 연결된다. 송 대표는 "네이버 사용자들이 PC든 모바일이든 자동차든 어떤 기기를 통해서도 자율주행과 검색, 지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