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증강현실(AR)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R 헤드셋 ‘홀로렌즈’.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애플이 AR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기기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팀을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22일 애플은 AR 기술을 활용한 사진·동영상 효과 앱 ‘클립스(Clips)’를 발표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올해 들어 각종 공식 석상과 인터뷰에서 증강현실(AR)을 강조해왔다. 지난달 10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팀 쿡 CEO는 “AR은 스마트폰만큼 매우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며 “이제 사람들은 매일 밥을 먹듯 AR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R은 가상의 이미지와 동영상, 게임 등을 현실에 덮어씌우는 기술로 관련 기기와 서비스는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AR 헤드셋 ‘홀로렌즈’와 스냅의 휘발성 메신저 ‘스냅챗’ 내의 AR 카메라 효과, 나이앤틱의 AR게임 ‘포켓몬 고’ 등이 있다.

◆ AR 야망 품은 애플

애플은 AR 기술 개발을 위해 경쟁사들의 핵심 인재들을 자사 AR 부문에 영입하고 AR, 가상현실(VR), 3D 그래픽 등 이미지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벤처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은 페이스북의 VR 부문 자회사, 오큘러스, MS의 홀로렌즈 개발자들 등을 포함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3D 그래픽 등 AR 기술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여러 기술자를 모아 개발팀을 꾸렸다”고 전했다.

팀 쿡 애플 CEO.

애플은 또 AR 하드웨어, 3D 게임과 VR 소프트웨어로 잘 알려진 벤처기업의 인수도 추진 중이다. 이미 인수한 기업들로는 AR 관련 카메라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플라이바이미디어(FlyBy Media)와 AR 소프트웨어 개발사 메타이오(Metaio)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이 AR 기술을 아이폰에 탑재하거나 이를 이용한 스마트 안경을 출시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애플은 현재 영화나 지도 같은 콘텐츠를 현실 공간에 AR 이미지로 구현해주는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며, 이는 아이폰에도 연동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아이폰 카메라의 AR 기능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애플 ‘클립스’ AR 향한 첫발… 스냅챗·스노우와 유사

애플은 사진·동영상 필터 앱 ‘클립스’로 AR 카메라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는 평가다. 클립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빠르고 재밌게 다양한 효과를 적용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앱이다.

동영상을 2D 만화처럼 보이게 하는 ‘코믹북(만화책)’ 효과·말풍선 효과·모양 및 배경화면의 움직이는 효과 등 다양한 효과를 적용할 수 있다. 또 동영상에서 말하는 즉시 자막이 형성되는 ‘라이브 타이틀’ 기능도 선보였다.

애플 클립스의 (왼쪽) 말하는 즉시 자막이 형성되는 라이브 타이틀 기능. (가운데와 오른쪽) 동영상에 AR 효과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능.

미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클립스에 대해 “애플의 AR 야망에 대한 힌트”라며 “애플은 클립스를 통해 차세대 아이폰 등에 탑재될 AR 기능을 시험해볼 것”이라 전망했다.

FT에 따르면 클립스는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과 스냅의 ‘스냅챗’의 AR 카메라와 비슷하다. FT는 “클립스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들까지 AR 카메라 효과 경쟁에 뛰어들어 경쟁이 과열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에서 상장한 스냅의 스냅챗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AR 효과로 1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어 이를 견제한 페이스북이 최근 인스타그램과 ‘메신저’에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클립스는 4월부터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배포되며 iOS 10.3 버전 이상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