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미래에셋생명(085620)등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24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고경영자(CEO)의 연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화생명(088350)·현대해상(001450)·한화손해보험·메리츠화재·흥국화재도 이날 동시에 주총을 열었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이날 주총을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3년이다. 김 사장은 지난 1월 공식 임기가 끝났지만 특검 수사 등으로 삼성그룹 사장 인사가 연기돼 대표이사직을 유지했다.

김창수 사장은 이날 “올해는 IFRS(신 국제회계기준) 및 신 RBC(지급여력)제도 도입으로 보험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면서 “판매 상품 포트폴리오를 균형적으로 확대하고 지속적인 원가 혁신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24일 주주총회로 연임에 성공한 보험사 CEO들. 왼쪽부터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

김 사장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16일 재해사망특약 자살보험금 미지급에 대한 대표이사 징계 수위를 종전 문책경고에서 주의적경고로 낮추면서 연임할 수 있었다. 지난달 첫 제재심대로 중징계가 확정됐다면 김 사장은 연임이 불가할 뿐더러 향후 3년간 금융회사 임원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첫 제재심 이후 미지급 보험금을 전액 돌려주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금감원이 재제심을 다시 열어 징계 수위를 낮췄다.

삼성생명은 이날 배당의 기초 재원인 실질 이익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600원 줄인 1주당 1200원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김 사장은 “당기 순익이 2조543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지만, 순이익 중 절반이 넘는 1조1920억원이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지분 매입으로 인한 비현금성·비실현 평가이익”이라면서 “그동안 논란이 된 자살보험금을 1745억원 전액 지급하기로 한 것도 감안하면 실질 당기 순이익은 8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0%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 지급여력(RBC)제도가 새롭게 도입을 앞두고 있어 자본 규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판단해 내부 유보를 통한 자본을 쌓을 필요가 있었다”면서 “이익 증가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주총에서 안민수 사장의 연임 안건을 의결했다. 임기는 3년이다.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권중원 흥국화재 사장

흥국화재는 이날 주총에서 권중원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흥국화재는 2006년 1월 전신인 쌍용화재를 태광그룹이 인수한 이래 10년간 9명의 CEO를 교체했고, 권 사장은 10번째 CEO다.

삼성생명·삼성화재·한화생명·현대해상 등은 이번 주총에서 상근감사직을 없앴다. 현직 감사들의 업무는 정지되고,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감사위원회가 꾸려진다. 지난 17일에는 KB손해보험, 동부화재, 코리안리(003690)등도 주총을 통해 상근감사직을 없앴다.

삼성생명은 김두철 전 상명대 보험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현 사외이사인 윤용로 전 한국외환은행 은행장과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대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삼성화재는 박대동 전 새누리당 의원과 박세민 고려대 교수를 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한화생명은 김경한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와 박태준 예금보험공사 회수총괄부장을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고, 조규하 KGC 고문을 신임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현대해상은 김용준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장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