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8’ 출시를 앞두고 3개월 사용 후 조건없는 환불 보장 마케팅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갤럭시노트7 발화로 무너진 자존심을 일거에 회복하기 위해 초강력 마케팅을 준비 중인 것.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지역에서 갤럭시S7을 한 대 사면 한 대 더 주는 ‘1+1 마케팅’으로 북미 시장을 석권한 바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8 광고 포스터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을 구매한 사용자가 3개월 체험한 후 마음에 안들면 반납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등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같은 마케팅 전략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 최근 이동통신업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며 “삼성전자가 마케팅 전략을 확정한 것은 아니며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가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을 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크게 2가지 이유가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4월 출시일에 맞춰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8에 빅스비 서비스를 지원하는 하드웨어는 탑재되지만, 삼성전자가 계획하는 성능 100%를 출시일까지 개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자업계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선(先)기능 탑재, 후(後)서비스 업데이트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데 약 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3개월 사용 후 환불 보장 카드는 소비자들을 붙잡아두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는 것이다.

또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으로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용자에게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신뢰감을 심어주기 위해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갤럭시S8으로 추정되는 스마트폰 제품의 모습

3개월 사용 후 조건없는 환불 보장 마케팅에 대해 삼성전자가 자신감을 표명한 것이라는 의견과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때도 제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 반납하지 않으려는 충성 고객들이 많았다”며 “삼성이 그만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3개월 사용 후 반납할 경우 삼성 입장에서 중고폰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소비자들이 아이폰8 출시 전 갤럭시S8을 사용해보고 아이폰8로 갈아탈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둬 역효과만 날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8은 9월이나 10월쯤에 출시될 예정인데 갤럭시S8을 반납한다 해도 두달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며 “사실상 갤럭시S8을 대체할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없기 때문에 반납율은 그리 높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폰 사용자는 충성도가 강한데 쉽게 안드로이드 폰으로 넘어오진 않을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아이폰8이 나왔다고 해서 쉽게 넘어갈수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제품 출시 전 마케팅 전략에 대해 확인하긴 어렵다”며 “그같은 내용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와 영국 런던 히어 이스트(Here East)에서 갤럭시S8 공개행사를 열고 4월 중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갤럭시S8은 빅스비를 포함해 홍채⋅지문인식 센서, 퀄컴 스냅드래곤 835(엑시노스 8895) 프로세서 등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빅스비 개발에 3000명이 넘는 개발 인력을 투입해 소프트웨어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 전 국내 예약판매에서도 대규모 체험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체험 행사는 갤럭시S8 공개 직후인 4월 1일부터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이동통신 3사 유통점 등 전국 3000여곳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