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지난해 32년 만에 다시 '명동 시대'를 열었다. 1239억원이었던 자산 규모는 19조5941억원으로 늘어났고, 299억원의 자기자본은 1조7550억원으로 60배 가까이 성장했다. 2개뿐이었던 계열사는 7개로 늘어나 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대신증권의 혁신은 제2의 명동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여의도를 떠나 32년 만에 다시 명동 시대를 열었다. 1239억원이었던 자산 규모는 19조5941억원으로 늘어났고, 299억원의 자기자본은 1조7550억원으로 60배 가까이 성장했다. 사진은 명동 사옥 전경.

혁신적 자산관리 상품 개발에 집중

대신증권이 집중할 최우선 혁신 과제는 WM(Wealth Management·자산관리)이다. 고령화 시대에 맞게 평생 자산관리의 개념을 도입해 나이대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려는 것이다.

WM의 핵심은 우수한 금융상품의 개발이다. 대신증권은 이를 위한 핵심 경쟁력으로 각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금융 부문의 전문성을 꼽는다. 금융과 기업 비즈니스를 잘 아는 대신증권, 부동산 가치 분석 능력을 가진 대신에프앤아이, 상품 개발을 맡을 대신자산운용 등이 핵심이다.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은 최근 판매한 사모펀드(대신하임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1호)다. 대신증권이 계열사와 처음으로 협업해 내놓은 금융상품으로 대신증권이 상품 영업을 맡고, 대신자산운용이 펀드 설정과 운용을 담당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했다.

앞으로도 계열사 협업의 속도를 높여서 안정성을 강화한 부동산펀드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 밖에도 보험연계상품, 글로벌전환사채 관련 상품 등 다양한 대체투자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WM 부문 강화의 또 다른 축은 '금융 주치의'다. 500여명의 영업 직원들 가운데 실력과 투자자 네트워크, 영업 능력 등을 고려해 선발된 53명의 최정예 영업 인력을 금융 주치의로 선발했다.

이들은 최고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금융 주치의 MBA' 과정을 이수했다. '금융 주치의 MBA'는 다양한 전문 분야별 교육 과정을 통해 차별화된 투자 논리와 시장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산 배분, 상속, 증여 등 거액 자산가들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강화해 프리미엄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도록 했다.

2015년 하반기에는 업계 최초로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출신 PB를 공채해 일선 영업점에 배치했고, 지난해에도 추가 채용을 실시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인 이들은 금융 주치의들과 팀을 구성해 고액 자산가들에게 전문 분야에 맞는 최고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업점 운영도 혁신하고 있다. 기존 영업점들을 새로운 상권으로 옮겨 센터로 승격시켜 대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영업점 리모델링을 통해 그동안 전광판이 자리 잡고 있던 공간을 아틀리에로 활용하는 등 고객 친화적인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 대상 영업을 위한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독일의 BMW 등 고급 브랜드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입시, 건강, 와인 등에 대한 세미나와 미니 오페라, 음악회 개최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 최초 인공지능 기반 '챗봇' 서비스 선보여

WM 부문의 강화 외에도 다양한 부문에서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에 기반한 '챗봇(chat―bot·인공지능 채팅 프로그램)'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바일 거래가 늘어나는 트렌드에 맞춰 개발한 이 서비스는 채팅을 통해 고객들이 '365일, 24시간' 언제든지 업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방식을 도입해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답변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공하게 된다. 이 밖에도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인증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 비트코인을 활용한 서비스까지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예정이다.

주식과 채권 등 증권 부문의 강자였던 대신증권은 새로운 성장 경로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수익 다각화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사업 모델을 다각화해서 회사의 성장 기반을 확대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2011년 부산2·부산중앙·도민저축은행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인수해 만든 대신저축은행은 출범 5년 만에 총자산 1조2659억원의 업계 10위권의 회사로 올라섰다. 기업 금융에서부터 가계대출까지 전 영역에서 혁신을 이어가서 저축은행업계의 선두권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신에프앤아이의 활약도 기대된다. 본업인 NPL(부실채권) 영업에서의 경쟁력을 키우면서, 최근에는 부동산 개발 등 대체투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신증권도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2011년 대신증권은 위탁수수료 비중이 61.8%에 달했지만, 2016년 상반기 기준으로 28.1%까지 줄었다. WM과 IB(투자업무), 트레이딩 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수익 구조를 다양화하는 데 성공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올해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의 원년으로 삼고 혁신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