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삼성생명이 창립 60주년을 맞는 해다. 1957년 창립한 삼성생명(당시 동방생명)은 지난 60년 동안 국내 최고의 생명보험사라는 자리를 지켜왔다. 창립 1년6개월 만에 개인보험 시장에서 업계 1위를 차지했고, 1978년 보유계약 1조원, 자산 1000억원, 1990년에는 보유계약 100조원, 자산 10조원이라는 각종 기록을 세우며 성장했다. 2006년에는 2금융권 최초로 자산 100조원을, 2014년에는 200조원을 각각 달성했다.

보험업계는 올해를 보험산업의 판도가 바뀌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초저금리 기조와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으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뿐더러, 올해 상반기 국제회계기준(IFRS17) 기준 확정, 연내 신지급여력제도(RBC) 도입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이 위기를 넘을 해법으로 '혁신'을 꼽았다. 디지털을 접목하는 디지털 혁신, 수익구조·영업채널 등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창립 60주년인 만큼 고객의 신뢰를 더욱 키워가고, 선진국 수준의 회사 가치를 갖춘 회사로 도약해야 한다"며 "100년 삼성생명과 세계 일류를 향한 역사적인 전환점을 만들어 가자"고 했다.

창립 60주년을 맞은 삼성생명은 올해를 ‘100년 영속기업 삼성생명’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았다. 삼성생명은 “보험영업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 영업채널·수익구조 등 기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고 밝혔다.

보험 영업에 디지털 혁신을 접목한다

디지털 혁신은 미래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생명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주요 과제다. 삼성생명은 "1990년대 후반에도 삼성생명은 당시 최신 기기였던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를 활용한 설계사용 영업용 기기를 최초 도입하는 등 항상 최신 기술을 보험 영업에 접목해왔다"며 "올해 추진하는 디지털 혁신도 그간 삼성생명 기술 혁신의 연장선"이라고 했다.

실제 삼성생명이 2012년부터 활용하기 시작한 태블릿PC는 디지털과 보험 영업이 성공적으로 접목된 사례로 꼽힌다. 도입 5년 만인 올해 기준 태블릿PC는 2만명이 넘는 삼성생명 전속 설계사의 디지털 보험 영업 '핵심 병기'로 자리 잡았다. 보험 계약 10건 중 7건 이상이 태블릿PC와 전자펜을 이용한 전자서명 방식으로 체결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또 설계사 입장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고객의 상담 요청에 대해 실시간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태블릿PC에는 다양한 마케팅 자료를 무제한에 가깝게 담아낼 수 있기 때문에 설계사의 컨설팅 역량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빅데이터… 보험의 4차 산업혁명

올해 추진되는 삼성생명 디지털화(化)의 중심에는 작년 출범한 '디지털 혁신팀'이 있다. 회사 전체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솔루션 개발을 추진한다. 특히 디지털 혁신팀은 빅데이터 기반으로 통합분석 플랫폼을 구축하고, 홈페이지와 디지털을 이용해 고객의 소통 행태를 분석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홈페이지도 개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빅데이터를 컴퓨터가 스스로 분석해 예측하는 시스템),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도 업무 프로세스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실제 AI 기술이 적용되는 챗봇(Chat-bot·고객과 채팅을 주고받을 수 있는 로봇) 개발 등을 통해 콜센터 상담 지원이나 설계사(FC)의 고객 상담을 지원하는 업무 자동화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영업 채널, 손익 구조 등 기존 사업모델 혁신

영업 목표와 영업 채널, 손익구조 등 기존 비즈니스 모델도 수술대에 올렸다. 기존의 영업 목표를 '양'보다 '가치'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보험 영업의 평가 기준을 '새로운 계약을 얼마나 많이 했나'가 아닌, 가치 개념으로 일원화하고 차별화된 상품 개발로 상품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중저가 상품의 경우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신규 담보를 발굴하고, 고객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해지 환급금 상품도 적극 개발하고 있다. 계속되는 저금리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변액 상품 판매를 강화하는 등 상품 포트폴리오를 균형있게 구성할 계획이다.

전속설계사·다이렉트 등 영업채널 혁신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전속 보험설계사의 경우 우수한 컨설턴트 발굴과 교육 강화를 통해 고능률 컨설턴트가 활동하는 조직을 구축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한 상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보험판매대리점(GA)과 방카슈랑스 등 외부 판매 채널의 시장점유율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다이렉트 채널은 다양한 상품 개발은 물론, 모바일에서도 시스템이 구동되도록 업그레이드를 지속하고 있다.

중장기 손익구조를 견실화하는 것도 중점 과제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악화하고 있는 역마진 해소와 자산운용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 등 고수익 자산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동시에 가입부터 보험 유지, 보험금 지급 등에 이르는 보험 계약 전반의 프로세스를 혁신해 손해율을 낮출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