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로봇 등이 중심이 된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올해 한국에서는 인터넷 전문 은행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금융권의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의 결합) 경쟁이 달아오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은 이런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디지털 금융을 확대하기에 적합한 다양한 전략을 순발력 있게 추진 중이다.

하나금융그룹 김정태(맨 뒷줄 오른쪽에서 다섯째) 회장, KEB하나은행 함영주(넷째) 행장 등 임직원들이 SK텔레콤과 함께 설립한 모바일 기반 생활금융 플랫폼 ‘핀크(Finnq)’ 출범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순발력 있고 유연한 조직을 뜻하는 ‘셀 조직’을 지난 1월 도입하고 휴대전화 번호 기반 간편 해외 송금 서비스인 ‘1Q 트랜스퍼’를 출시하는 등 핀테크 기술 발달에 적극 대응 중이다.

◇디지털 전략 위한 '셀 조직' 신설

KEB하나은행은 유연한 디지털 전략 수행을 위한 '셀(cell) 조직'을 지난 1월 도입했다. 기존의 본부·부서보다 규모가 작아 순발력 있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이다. '셀'의 리더인 셀장(長)은 담당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전폭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진다. 셀에 속한 직원들은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합쳐졌다가 분리되는 등 조직 운영의 유연성을 갖춰 사업 수행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새로운 셀 조직의 취지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디지털 금융 상품 개발·출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여러 가지 새 서비스를 내놓았다. 지난해 2월 나온 휴대전화번호 기반 간편 해외 송금 서비스인 '1Q 트랜스퍼(Transfer)'는 한국에서 해외로 송금하는 것뿐 아니라 해외에서 해외로의 송금도 가능하게 했다. 11월엔 로그인·인증서 투입 절차 없이도 송금이 가능한 SMS(문자메시지 서비스), 음성 인식, 채팅 기반의 금융 서비스인 '텍스트 뱅킹(text banking)'을 출시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존 은행의 모바일 뱅킹이나 핀테크 업체의 송금과 비교할 때 간편하고 빠르다는 시장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금융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빅데이터 및 AI 기술 등을 접목하는 식으로 서비스를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금융 거래가 가능하게 한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내놓고, 2015년 10월 출시한 금융권 최초 통합 멤버십인 '하나멤버스'에 위치 검색 기능 기반의 증강 현실 기술 '하나 머니 고(Go)'를 접목한 것도 디지털 강화 전략의 일환이었다.

KEB하나은행은 또 비대면 은행 거래와 관련해 디지털에 익숙지 않은 소비자가 불편을 겪을 경우를 대비해 고객을 찾아가는 영업 조직인 '1Q 뱅커센터'를 신설했다. 이 조직은 영업점 업무를 지원하는 한편 금융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 태블릿PC로 업무를 처리하는 '태블릿브랜치'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중이다.

◇핀테크 업체와 함께 혁신 서비스 개발

젊고 혁신적인 기업가들이 만든 다양한 핀테크 회사들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KEB하나은행은 빅데이터 신용 평가, 생체 인증, 크라우드펀딩, 인공지능, 블록 체인 등 다양한 핀테크 영역의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스타트업과의 공동 사업을 폭넓게 진행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 지원 센터인 '1Q 랩(lab)'이 대표적이다. KEB하나은행은 1Q랩을 통해 지난해 3월 인공지능 혁신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선정해 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지난 3월 국내 은행권 처음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사이버 PB(고객 자산관리 전문가)'를 개발했다. '사이버 PB'는 설문지 분석, 투자 목적 분석, 시뮬레이션, 모델 포트폴리오 제안, 고객 맞춤 포트폴리오 제안 등 5단계를 거친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KEB하나은행은 또 지난해 2월 지문 인증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폰에서 금융 거래를 할 때 공인인증서 업무를 지문 인증이 완전히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8월엔 국내 금융권 최초로 '홍채 인증' 기술을 도입해 공인인증서 대신 홍채 인증까지 활용하는 길을 마련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아시아 성장성 높다"

KEB하나은행이 추진 중인 또 다른 혁신 분야는 '나라 밖으로 진출하자'는 글로벌 혁신이다.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글로벌 비중을 40%까지 늘리자는 목표를 세워둔 가운데 KEB하나은행도 지속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2015년 말 24개 나라 126개였던 KEB하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 수는 지난해 142개로 늘어났다.

특히 집중적으로 공략 중인 지역은 아시아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선진국보다는 인도네시아·베트남·인도·미얀마·캄보디아 등의 아시아 시장이 성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며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의 리스(lease)업과 소비자 금융의 성장성·수익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아시아 지역에 단독 법인을 설립하기보다는 기존 금융회사에 대한 지분 투자 방식을 많이 활용 중이다.

해외 온라인 영업 서비스인 '글로벌 1Q 뱅크'도 계속 확대 중이다. 인터넷·모바일뱅킹에 주력하는 '글로벌 1Q 뱅크'는 2015년 1월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이후 2016년 5월 중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올해는 홍콩·싱가포르·일본 등으로 적용 국가를 늘려서 KEB하나은행 글로벌 네트워크의 오프라인 점포망의 제약을 온라인 서비스 강화를 통해 계속 보완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