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27일(현지시간) 스폐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 기조연설자로 나서 “5G는 단순히 네트워크를 향상시키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가져올 것”이라며 “2019년에 KT가 세계 최초로 5세대(G) 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이 MWC 개막식 자리에서 당초 예정된 2020년보다 1년 앞당겨 2019년에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공언하자, 행사장을 찾은 세계 각국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관계자들도 놀라는 분위기였다.

5G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첨단 스마트 시티 등 미래형 서비스를 위한 기반 기술이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 정부는 4차산업혁명을 대비해 자국의 통신사들을 앞세워 2020년을 목표로 5G 상용서비스 경쟁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황창규 KT 회장이 2월 27일(현지시간) 스폐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KT, 5G 조기 상용화로 주도권 움켜쥐나

KT 역시 셰계 각국 통신사들과 마찬가지로 당초 5G 상용화 목표시점을 2020년으로 잡고 5G 통신망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KT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9년으로 목표시점을 1년 앞당긴다고 밝혔다. 그리고 MWC 개막식 현장에서 전세계가 바라보는 가운데 황창규 회장이 2019년 5G 상용화를 못 박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가 지난해 11월부터 5G-SIG 규격 정보를 담은 전체 문서를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게 웹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5G 조기 상용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췄다”며 “목표시점이 아니라 2019년에 상용화를 하겠다고 확정적 발언을 해 놀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T가 2019년 조기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국제 표준이 돼 5G 시장 뿐 아니라 5G 융합산업까지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G 시대가 열리면 기존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보다 1000배, 3세대(3G)에 비해서는 1만배 빠른 속도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800메가바이트(MB) 동영상을 내려받을 때 3G는 7분, LTE는 40초가 걸리지만 5G 통신환경에서는 단 1초면 가능하다.

황 회장은 “5G는 빅데이터, AI와 결합하는 것이 필수인 만큼 일찍 시작할수록 경쟁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국내 모바일 기기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빠른 상용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KT가 그동안 기울인 노력도 소개했다. 특히 글로벌 파트너들과 적극적인 협력의 결과 지난해 ‘평창 5G-SIG’ 규격을 공개할 수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5G 퍼스트 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KT는 지난 2016년부터 에릭슨과 공동으로 세계 최초 무선환경에서 25기가비트(Gbps) 속도로 5G 전송기술을 시연하는 등 5G 서비스를 위해 7차례 세계 최초 테스트 및 시연을 실시해 왔다. 5G와 관련해 9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세대별 진화

◆ 5G가 만들 새로운 미래상 제시… ”키워드는 지능화”

황 회장은 지난 2015년 MWC 기조연설을 통해 5G가 만들어낼 미래 생활상을 보여준 데 이어 올해는 더욱 지능화(Intelligence)된 5G가 새로운 세상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황 회장은 “2세대(G) 통신부터 4세대(G) 통신까지 이전 세대의 네트워크가 속도만을 우선시했다면, 5G는 빠른 속도, 끊김 없는 연결, 방대한 용량과 함께 ‘지능화’로 차별화된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5G 시대는 네트워크와 만물인터넷(IoE),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이 상호 결합해 기존 산업과 시장을 완전히 탈바꿈시킬 것”이라며,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에너지 관리 플랫폼 ‘KT-MEG’와 해외 로밍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검역’을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KT-MEG은 기후정보, 실내온도, 가스, 전기, 에너지 사용패턴 등 빅데이터를 토대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해주는 솔루션이다. 황 회장은 “지난해 의료시설, 호텔, 스포츠센터 등 국내 18곳의 대중 이용시설에 KT-MEG을 적용한 결과 평균 61%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스마트 검역’은 지능형 네트워크가 해외여행자의 로밍 빅데이터와 결합, 전 세계 감염병 확산을 차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황 회장은 5G 기반의 지능형 네트워크가 각 국의 통신사업자들이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그동안 ICT 분야의 핵심인 통신은 내수산업이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로 국가 간 장벽이 높았지만 5G 시대에는 국경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5G 통신망에 다양한 융·복합 솔루션을 결합하면서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는 해외 진출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KT-MEG 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