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Alphabet)의 자율주행차 부문 자회사인 웨이모(Waymo)가 우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2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웨이모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우버와 그 자회사 오토(Otto)를 불공정 경쟁, 특허 침해, 영업 기밀 유출 등의 혐의로 제소했다.

오토는 웨이모에서 근무했던 앤서니 레반도우스키가 지난해 5월 설립한 회사다. 같은해 8월 우버에 6억8000만달러(약 7700억원)에 인수됐으며, 레반도우스키는 현재 우버에서 무인차 사업 부문장을 맡고 있다.

웨이모측 주장에 따르면, 레반도우스키는 퇴사하기 전인 지난 2015년 12 월 라이더(Iidar·레이저빔을 이용한 주변 환경 인식 기술) 회로 기판 설계 등 자율주행차 관련 정보가 담긴 파일 1만4000여개를 다운로드했다. 이후 웨이모를 퇴사해 오토를 창업했으며, 3개월만에 경영권을 우버에 매각했다는 것이다. 또 웨이모의 한 직원이 레반도우스키로부터 ‘기술 복제’ 계획에 대한 얘길 들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웨이모는 자율주행차를 안내하는 레이저 스캐닝 시스템을 7년에 걸쳐 설계하고 제작한 반면 우버는 약 9개월만에 이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웨이모가 유출된 기술의 가치를 5억달러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우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정 국가 국민 입국 거부 행정 명령에 부적절하게 대처했다는 논란과 직원들의 성희롱 의혹 등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소송까지 당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우버에서 퇴사한 수잔 파울러 리게티는 지난 19일(현지 시간)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우버에 입사한 후 며칠 간 성희롱을 당했으며, 이같은 사실을 인사부서에 보고했지만 회사에서 처벌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소송 건에 대해 우버의 대변인 첼시 콜러는 “이번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