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시음해보고 싶은데 너무 많다."
"그건 이름이 뭐예요?"
"이게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란 말이죠?"

23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그랜드볼룸.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7 대한민국 주류대상’ 행사장은 아침인데도 와인 글라스를 든 채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 막걸리는 맛이 깔끔하고 술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정통 한식집에서 즐길 수 있을 법한 술이다”, “이 사케는 과일 맛이 가미됐지만 단 맛이 지나치지 않아 여자들이 좋아할만 하다” 등의 대화가 오갔다. 입맛에 맞는 브랜드의 라벨을 사진으로 남기는 이들도 종종 보였다.

2017 대한민국 주류대상 현장 모습

국내 최고의 술을 가리는 ‘2017 대한민국 주류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주류대상은 조선비즈가 좋은 술을 발굴해 널리 알리고, 건전한 주류문화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 우리술·위스키·사케 등 7개 부문에서 17개 베스트 오브 베스트 나와

올해는 우리술·소주·맥주·위스키·스피릿·와인·사케 부문에서 총 100개 업체 406개 브랜드가 출품됐다. 작년보다 약 20%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중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57개 업체 총 158개 브랜드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수상작 비중은 38%로 해외 유수의 주류 품평회보다 엄정한 잣대를 적용했다. 이 가운데 17개의 제품이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에 선정됐다.

우리술 부문 출품작들은 작년보다 20개 늘었다. 우리술 부문에 출품된 국내 술도가들의 제품은 부쩍 높아진 품질과 다양한 맛으로 심사위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와인 부문 역시 가격대비 만족도(cost performance)가 높은 제품들이 예년보다 더 많이 출품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국내 와인업계가 지난해 경기 불황과 부패방지법의 영향으로 고전하면서 여러 선택 기준 가운데 가격이 강조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글로벌 주류 회사들의 참여도 늘었다. 중국 백주(白酒) 회사와 프랑스 맥주 회사 등 해외 업체들이 대한민국 주류대상 사무국을 직접 찾았다. 신설된 사케 분야에서도 다양한 일본 주류업체가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시상식에는 호르헤 로발로 아르헨티나 대사, 앙엘 오도노휴 아일랜드 대사를 비롯해 미국과 프랑스 대사관에서 주류를 담당하는 상무관들이 참석했다. 중국 현지에 대한민국 주류대상을 소개했던 현지 언론 매체 중국경제망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 대기업 구매 담당자들 200여명 몰려… “퀄리티 높은 제품 찾았다” 호평

이날 행사의 백미 중 하나는 ‘비즈니스 테이스팅’이었다. 수상작을 맛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바이어들이 약 200여명 찾았다. CJ푸드빌, SPC, 이랜드 등 대기업 주류 구매 담당 직원,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등 호텔 관계자, 골프장 소속 주류 바이어, 개인 레스토랑 소믈리에, 지자체 소속 소믈리에까지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SPC 계열사인 타이거인터내셔날의 임노환 대리는 “다른 품평회는 카테고리가 대부분 하나씩 밖에 없는데 대한민국 주류대상에는 주종도 많고, 전문가들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 제품 퀄러티가 좋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명시 소속으로 관광지 ‘광명동굴’에서 와인을 판매하고 있는 최정욱 소믈리에는 “테이스팅을 통해 오미자 증류주 등 특색있는 제품을 많이 발견했다”며 “한국 와인과 오미자 증류주 등을 구매해 광명동굴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했다. 광명동굴은 폐광을 관광지로 개발한 곳이다. 연중 12도로 유지되는 길이 194m의 와인동굴에서 170여 종의 국산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이날 저녁에는 주류 애호가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선호텔의 음식과 주류대상 수상 주류를 시음할 수 있는 자선파티가 열렸다. 유료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티켓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액 기부한다. 올해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 및 무연고 사망자 분들의 장례를 지원하는 '나눔과나눔’ 단체에 수익금을 기부했다.

2017 대한민국 주류대상 자선파티 성금 전달식. (왼쪽부터)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 서현숙 나눔과나눔 대표, 성영목 조선호텔 사장

서현숙 나눔과나눔 대표는 “소중하게 마련해 준 수익금을 독거 어르신이나 어려운 분들에게 인기척을 전달하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송의달 대표는 “조선비즈가 지핀 작은 나눔의 기운이 사회의 약자들, 힘들어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불쏘시개가 되길 바란다”며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는 사랑의 열매와 나눔과나눔에 경애를 표하며, 기회가 될수록 사회에 봉사하는 언론 매체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비즈는 올해 한해동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수상주류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4월에는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주요 백화점에 별도 코너를 마련해 수상주류를 소개하는 특별 판매전을 연다.

대한민국 주류대상은 매년 1월 출품신청을 받아 2월초 품평회를 통해 우수 주류를 선정한다. 시상식 및 비즈니스테이스팅, 자선파티는 2월말에 개최한다. 관련 문의는 홈페이지(http://drink.chosunbiz.com) 또는 02-724-6157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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