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들이 각국 팹리스 기업(생산 시설 없이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과 손잡고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삼성전자, 인텔 등이 꾸준히 연구해온 저항성 메모리를 비롯해 SK하이닉스와 도시바가 공동 개발 중인 M램(MRAM)도 목표로 설정하고 투자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대만 2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UMC는 일본 파나소닉 반도체 솔루션(PSCS)와 함께 저항성 메모리(Re램: ReRAM)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SCS는 UMC의 40나노 공정을 통해 내년부터 시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며, 2019년부터는 대량 양산을 목표로 내걸었다.

크로스바가 최근 SMIC의 40나노 공정 라인을 통해 시험 생산을 시작한 Re램 반도체 구조를 표현한 콘셉트 이미지.

Re램은 전기저항을 이용한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전압을 가하면 오프(Off) 상태에서 온(On) 상태로 변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비교하면 1900배 빠른 반응이 가능하고 쓰기의 경우에는 약 20배 정도 빠르다. 생산 공정도 비교적 단순해 이론적으로 10나노 이하 미세 공정 구현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에는 대표적인 Re램 업체인 미국의 크로스바가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 중 하나인 SMIC와 40나노 공정을 활용해 Re램을 시험 양산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3월부터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반 소비자 시장까지 적용되기엔 다소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대만의 메모리 기업인 윈본드 역시 수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올해부터 중국계 파운드리 기업과 짝을 이뤄 Re램 시장에 진입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협력하고 있는 팹리스 업체 중에는 미국 크로스바처럼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오랜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도 있다"며 "다만 중국계 파운드리 업체들 대부분이 메모리 반도체 생산 경험이 일천하고, 팹리스 업체 역시 설계는 가능해도 대량 양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공정을 미세화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