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 임기 시작에 정책 변화할 수도...코스닥시장, 하반기쯤 살아날 가능성”

21일 오전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인 2100을 돌파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50포인트(0.40%) 오른 622.47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지난 2015년 800선 가까이 올랐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코스피 강세’를 꼽았다.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탄 상황이다보니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형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만한 정부 정책이 나올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도 코스닥 부진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탄핵 정국이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결정되면 정책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올 하반기쯤에는 코스닥 시장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TV조선 캡처

◆ 코스피 시장에서 돈 잘 버는 투자자들

코스닥지수는 2015년 7월 21일 788.13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7일에는 573.54까지 떨어졌다. 이는 최고점 대비 27.2% 하락한 것이다. 올해 들어 600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상승 흐름을 꾸준히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요즘 고공비행 중인 정보기술(IT) 기업 대부분이 코스피 시장에 속한 대형주”라며 “그쪽이 너무 좋다보니 중소형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투자가 적극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셀트리온(068270)의 주가는 2016년 2월 한때 12만3000원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10만원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시총 2위 카카오(035720)역시 14만5000원을 넘나들던 주가가 현재는 8만원 후반대에 묶여 있다.

지기호 센터장은 “코스피가 잘 되는데 굳이 코스닥 종목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거품 논란이 계속 불거져 자금 조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코스닥 시장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업종 구성이 다양하지 않은 점도 코스닥지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은 “코스피는 IT·자동차·철강·화학 등 업종이 다양하지만 코스닥은 그렇지 않다”며 “화장품 등 중국의 경제 보복에 휘둘릴 수 있는 업종이 상당수 포함된 점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의 부재도 코스닥 시장 성장을 막는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지기호 센터장은 “예전에는 정부가 중소형주 육성 정책을 발표하면 그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을 키우곤 했다”며 “지금은 탄핵 정국이다보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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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바닥 찍었다”…저가매수 기회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코스닥 시장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코스닥지수가 바닥을 찍은 만큼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 분위기도 나쁘지 만은 않다. 코스닥지수는 이달 15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며 620선을 회복했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2015년 7월 이후 2년 가까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만큼 가격 메리트도 커졌다”며 “코스닥 투자에 관심을 가질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변준호 팀장도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IT 업종의 힘이 약해지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중소형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코스닥 시장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장 전체 지수보다는 개별 기업을 봐야 한다”며 “저평가된 종목이 많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의 ‘큰손’인 기관투자자들이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해 국내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주식 순매도 금액은 4조5000억원 수준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강송철 연구원은 “과거에도 바닥을 찍은 후 기관 매수가 늘어난 경우가 많았다”며 “향후 기관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