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벤자민', 텍스트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매스(mass) 고객 대상...고객의 80% 이상 모바일로 거래
-자산상담에 대한 질의영역 뿐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추천하는 역할 담당하게 될 것

“벤자민은 현재 입사 1년차의 업무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습능력은 그 누구보다 뛰어나죠. 매일 빠른 속도로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기계 스스로 대량의 데이터로부터 지식이나 패턴을 찾아내 학습하는 것)을 하면서 5월 말 ‘그랜드 오픈’ 때에는 더 많은 금융 지식을 기반으로 파생 질문에도 척척 답을 해낼 겁니다.”

대신증권이 20일 증권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지능(AI) 채팅 서비스를 내놨다. ‘벤자민’이라는 이름을 단 이 인공지능 챗봇(채팅 로봇)은 대신증권이 지난 1년여 간 공들여 개발해 온 시스템이다.

벤자민의 개발 실무를 총괄해 온 김상원 대신증권 스마트금융부 이사를 이날 만났다. 그는 벤자민을 마치 실존하는 사람처럼 칭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고객의 질문에 오늘 제대로 답변을 못했다면 내일은 이를 학습하고 개선해 답을 할 수 있게 된다”며 “매일 머신러닝을 반복하면서 그랜드 오픈인 5월말이 되면 더 많은 금융지식을 기반으로 파생되는 질문에도 능숙하게 답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원 대신증권 스마트금융부 이사

아래는 김 이사와의 일문일답.

- 벤자민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라고 자평하나.

“벤자민은 일상대화, 금융지식 등 여러 부분에 대한 지식체계를 습득했으나, 현재는 사원 1년차 수준이다. 인공지능 대화의 사람다움은 자연어 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 기술이 좌우하는데, 현재 해당 영역에서의 영어와 한국어 처리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국내 모든 기업체가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는 만큼 몇 개월만 지나도 엄청난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굳이 완성도를 말씀 드리자면,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50% 정도로 평가하고 싶다. 바둑에서 알파고가 무적이 됐듯이 벤자민 역시 금융전문가를 능가하는 최고의 금융봇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공지능의 핵심은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에 있다고 본다. 벤자민은 어떻게 학습하나.

“고객의 파생 질의에 답을 못하는 경우 계속 학습을 해서 머신러닝을 한다. 지식은 계속 향상될 수 밖에 없다. 대신증권의 태스크포스팀(TFT) 내에서는 하루에 두세번씩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로봇도 누군가는 학습을 시켜야 한다. 벤자민의 아이큐를 높이는 작업을 두 개의 센터가 나눠서 하고 있다. 벤자민 ‘트레이닝 센터’에서는 영역별 금융지식을 학습시키고 ‘콘텐츠팩토리 센터’에서는 일반 대중 고객이 경험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준비한다. 정형, 비정형 데이터를 고객 행동 패턴에 따라 분석하고, 고객 별로 관심 투자 영역을 타깃팅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5월 그랜드오픈 때 벤자민의 모습은 어떻게 업그레이드 돼 있을까.

“벤자민은 더 많은 금융지식을 가지고 파생된 자연질의에 대한 것을 커버할 것이다. 여기에 개인화된 위젯 서비스로 개인의 투자 성향이나 매매 패턴 분석을 통한 개인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대신증권은 전사 트랜젝션데이터를 축척, 가공, 분석이 가능한 스마트데이터센터도 동시 오픈했다. 고부가가치의 개인화가 일반화되고 있는 시대에 고객의 성향, 행동패턴을 비롯한 모든 데이터를 융복합적으로 분석해 서비스하려는 대신증권의 의지가 결합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스마트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벤자민 트레이닝센터와 벤자민 컨텐츠팩토리가 결합해 고객에게는 개인화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1차적으로는 당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고객을 대상으로 채팅서비스가 제공될 계획이며, 카카오톡 등 타 플랫폼으로의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음성으로 인식하는 벤자민을 선보일 예정이다. 더 이상 고객이 대신증권을 찾을 경우에만 응대하는 것이 아니라, 벤자민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선제적인 대신증권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벤자민 개발에 1년이 소요됐다. 어떻게 해서 계획하고 구상하게 됐나.

“2015년 12월에 내부적으로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대해 할지 말지를 고민했다. 미국의 음성인식 기술업체 뉘앙스에 소속된 해외 석학들과 인터뷰도 수 차례 진행했다. 알고리즘 부분은 구글의 오픈소스인 ‘텐서 플로우’ 를 활용해 개발했고, 외부 전문 회사와 함께 협업해서 대신증권만의 엔진을 만든 것이다.”

- 타사 대비 경쟁력은 무엇인가.

“네이버, 카카오에서 개발하는 챗봇은 벤자민과 출발선상이 다르다. 당사는 벤자민을 버티컬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증권’과 ‘자산관리’ 영역에서의 특화된 인공지능 엔진을 내포하고 있는 로봇이다. 현재가, 매매동향과 같은 보편적인 시세 안내는 검색포탈 내 증권 메뉴에서도 충분히 확인 가능하지만 당사의 신용 이자율이나 비대면 계좌개설과 같은 업무는 벤자민만 답변해줄 수 있으며, 금융상품과 같은 전문화된 영역은 일반 검색포털 대비 특화된 지식체계, 엔진이라고 자부한다.

자산관리와 같은 영역도 추천상품 플로팅 버튼을 통해 고객 투자성향에 맞춰 안내하고 실제 투자전문 상담직원에게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설계했으며 이는 벤자민이 점진적으로 고도화될 수록, 고객세분화 및 예측모델링 결과가 반영되는 체계로 엔진이 설계됐으며, 개인화에 의거한 벤자민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벤자민이 상담인력을 대체할 수 있나.

“챗봇을 인력 효율화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당사 벤자민 기획 의도와는 거리가 있다. 처음 벤자민을 기획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대신증권은 고객경험을 극대화하려면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특히 모바일 온리(only) 시대의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24시간 365일 응대 가능할 수 있도록, 스스로 투자하고 판단하기를 좋아하는 고객의 성향을 고려해 업무상담을 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필요했다.

벤자민은 이런 ‘고객 경험 우선(Customer Experience First)’이라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전체 고객의 80% 이상이 모바일로 거래하는 것을 분석했으며, 텍스트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익숙해진 매스(mass) 고객의 특성 또한 벤자민이 최우선적으로 채팅 서비스로 론칭하게 된 최우선 이유다.

향후 벤자민은 자산상담에 대한 질의영역 뿐만 아니라 고객이 받고 싶어하는 서비스 전반을 추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고객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수시로 검색하는 불편함을 덜어내고, 고객이 궁금한 부분에 상시적으로 상담이 가능했으면 하는 니즈에 맞추어, 벤자민은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설계했다. 향후 벤자민은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대신증권의 의지가 끊임없이 반영돼 트레이닝 될 것이며, 이는 벤자민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일 것이다.”

-IBM 측이 지난 해 왓슨 에게 한국말을 가르쳤고, 국내 금융업계와의 협업을 제안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 확대에 왓슨을 활용하는 것은 어떤가.

“인공지능 로봇 벤자민 기획 때 시리(Siri) 기술 원천업체인 뉘앙스 등 해외 전문 석학, IBM, 아마존 등 글로벌기업들과의 수 차례 인터뷰를 실시했으며, 빠른 기술 동향 파악을 위해 현재도 접촉하고 있다. 음성인식, 머신러닝 등 현재 인공지능 기술이라는 부분이 시장과 업계에 막 도입되고 적용되는 단계라고 판단된다.

비즈니스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판단되는 기술, 서비스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업이든, 국내 스타트업 이든지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접목시킬 것이다. 실제 벤자민이 습득한 금융지식에 대한 이외의 영역에 대해서는 타 플랫폼 뿐만 아니라, 타 업체와의 제휴와 공동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그것이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고 하면, 대신증권은 언제든지 협업할 준비가 돼있다.”